육군 병사 부모 "아들, 5개월째 걷지 못하고 우울증 증세까지"
국방부 "모든 책임 지고 진료비 지원…관련자도 엄중 처벌"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한 육군 병사가 군대 내 가혹행위로 큰 부상을 당했는데 적절한 치료도 받지 못해 5개월째 걷지 못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감사를 진행 중"이라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국방부는 해당 사안에 대해서 매우 엄중히 받아들이고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서 국방부 감사를 진행 중에 있다"며 "해당 부대의 환자 발생 이후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판단, 서욱 장관은 4월 27일부터 감사를 지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사진=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전해드립니다] |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전해드립니다'에 제보된 내용에 따르면 A 병사의 부모는 "건강했던 아들이 군의 가혹행위와 오진, 상무대의 책임 회피로 5달째 아예 걷지 못하고 있다"며 "정신도 피폐해져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고 우울증 증세도 보인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제보자는 "아들은 입대 3달 만인 지난해 11월 유격훈련 당시 어깨동무하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300회 하던 중 인대가 파열됐다. 이후 통증을 호소했지만, 군 측은 두 달 가까이 '꾀병'이라며 묵살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들은 부상 부위 염증으로 고열 증세를 보였는데, 1월 혹한기에 난방도 되지 않는 이발실에 아들을 가두고 24시간 굶겼다"며 "부대에서는 내가 육군본부 민원실에 항의하고 나서야 저녁 식사를 제공했다. 이때도 '너희 아버지 전화하셨더라?'라며 비아냥거렸다"고 성토했다.
제보자는 아들이 국군함평병원에서 외부 진료를 권유받았지만, 소속부대장의 묵살로 3개월 동안 진료를 받지 못하다가, 3개월 만에 세종충남대병원에서 겨우 발목인대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소속부대장이 '아들처럼 보살피겠다'고 해 부대로 복귀시켰지만, 이후 격리 과정에서 세 번이나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고, 상태가 더 악화됐다"며 "그런데도 부대 지휘관은 '책임이 없다'면서 '아들을 데려가 알아서 치료하라'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제보자의 아들은 이후 휴가가 만료돼 완치되지 않은 상태로 국군대전병원으로 복귀했다. 제보자는 "그런데 군의관이 (제대로) 보지도 않고, '발목염좌 및 긴장', '무릎염좌 및 긴장'으로 진단하며 입원과 치료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제보자는 아들이 이후에도 군 병원에서 "외부 수술 환자는 약을 줄 수 없다"고 해 숙식만 가능한 정양센터로 가 상태가 더 악화됐다며, 결국 염증수치 폭증으로 충남대병원에서 재수술을 권유받았다고 전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군의관은 처음에 허락하지 않다가, 병원 측 연락이 있은 후에야 곧바로 입원조치를 허가했다고 한다.
제보자는 "참다못해 국방부 장관에게 민원을 제기했는데, 오히려 국방부 감찰실은 '증거가 있으면 한 번 볼테니 내놓으라'는 식으로 나왔다"며 "국민권익위원회를 찾아가 알리고 민원을 제기하자 그제야 군 관계자들이 아들을 찾아와 살피고 관심을 갖고 있다"고 질타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욱 국방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05.04 yooksa@newspim.com |
이에 대해 서욱 장관은 "감사를 통해 한 점 의혹도 없이 사실관계를 밝히고, 관련자는 규정에 따라서 인사 조치 및 징계 등 엄중 처벌하라"고 지시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환자에 대해 군이 모든 책임을 지고 진료비 지원 등 적극적으로 조치할 것"이라며 "장병 진료 지원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 대책을 지속적으로 강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