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계열사 역대급 실적...경영권 힘 실릴 듯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취임 5년 만에 공식적으로 그룹 총수에 올랐다.
취임 이후 취임 후 지주사 체제 전환, 신사업 추진 등 그룹 체질 개선을 이끈 조 회장의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효성그룹의 동일인을 조석래 명예회장에서 조 회장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기존 총수가 사망하거나 의식불명에 빠지는 등의 상황에 한해 총수를 변경해왔다.
하지만 조 회장이 현재 그룹의 최다출자자이고 대규모 투자결정 등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했다. 또한 조 명예회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점이 감안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조현준 효성 회장 [사진=효성] 2020.12.02 yunyun@newspim.com |
효성그룹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은 올해 만 85세로 고령인데다 암 투병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공정위가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일인을 변경, 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이 총수로 지정되면서 그룹의 신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의 취임 5년차인 올해 1분기 효성그룹은 주계열사인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에서 역대급 실적이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효성티앤씨는 요가복 레깅스 등 에슬레저 의류의 소재인 '스판덱스',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보강재인 '타이어코드' 세계 1위 기업이다. 현재 두 소재 모두 수요가 폭발해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특히 세계 1위인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사업은 효성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40%를 차지한다. 이 사업은 조 회장이 2007년에 무역·섬유·정보통신PG(퍼포먼스그룹)장을 맡아 글로벌 생산기지 확장 등 진두지휘했던 것이다.
다만 이번 총수 지정으로 지배구조 정리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승계 문제가 남아 있다. 현재 조 명예회장은 ㈜효성(9.43%)·효성티앤씨(8.19%)·효성첨단소재(10.18%)·효성중공업(10.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과 삼남인 조현상 부회장은 지주사 지분율이 21.94%, 21.42%로 비슷한 상황이다. 현재는 '형제경영'을 이어가고 있지만 조 명예회장 지분의 향방에 따라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효성그룹은 공정위에 동일인 변경을 요청하며 '조 명예회장의 주식 의결권 9.43% 중 일부를 조 회장에게 위임하겠다'는 내용의 서류를 제출하기도 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이 살아계시는 만큼 지분 승계는 맞지 않은 얘기"라며 "조 회장은 효성의 지주회사인 (주)효성의 최대주주로 지주사 체제 개편, 신규사업 투자 등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해 왔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