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같은 부서서 일해…편법 활용 '밀어주고 끌어주고'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문화재청 산하기관 사무총장이 자신의 채용과정에서 가장 높은 면접점수를 준 임원추천위원을 재단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확인돼 '보은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뉴스핌 취재 결과 대전 서구에 있는 문화재청의 산하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전통수리재단) 임모 사무총장이 채용 최종면접에서 자신에게 최고점수를 준 임원추천위원 김모 씨가 재단 이사로 선임될 수 있도록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의혹은 지난 2020년 1월 전통수리재단에서 실시한 이사 선임 당시 임 사무총장이 기초안 작업을 통해 김 이사를 내정한 상태에서 형식적인 이사장의 제청과 문화재청장이 승인하는 절차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대전 서구에 위치한 문화재청의 산하 전통건축수리기술재단, 건축부재보존센터 전경. 2021.04.29 gyun507@newspim.com |
재단 안팎에서는 임 사무총장이 이사 선임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문화재청 전통수리재단 사무총장은 전임 재단 이사 8명이 지난해 2월 5일 임기만료를 앞두고 1월부터 임원진 구성 계획(안)의 기초안 작업을 통해 3년 임기제에 연임이 가능한 후임이사 선발과정을 진행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1월 문화재청으로 보낸 이사·감사 임명 승인 요청서에 재단 임원진 승인 대상자를 11명에서 14명으로 인원을 늘렸다. 이 중에는 김 모 이사도 포함됐다.
문제는 임 사무총장과 김 모 이사의 관계다. 김 이사는 지난 2018년 9월 전통수리재단 사무총장 채용 최종면접에서 임원추천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당시 김 이사는 당시 후보자였던 임 사무총장에게 100점 만점 중 99점을 줬다. 다른 2명의 응시자에게 준 88점, 83점 등과는 격차가 크다. 다른 면접위원들이 후보자 간 점수 차가 2~5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김 이사가 당락을 결정한 셈이다.
특히 김 이사와 임 사무총장은 문화재청 같은 부서에서 1년 2개월간 일했었다. 김 이사가 국장으로, 임 사무총장이 과장으로 있으면서 손을 맞췄다.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재단 한 관계자는 재단 이사로 선임된 김모 씨는 임 총장과 오랫동안 함께 근무했던 지인 관계"라며 "김 모씨 채용 과정에서 임 총장의 주도적인 역할에 대한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픽사베이]2021.04.29 gyun507@newspim.com |
재단 사무총장 면접 당시 김 이사는 임 사무총장과 특수관계인인 만큼 스스로 면접위원에서 빠졌어야 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임 사무총장에게 최고점을 줘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졌다.
(기사 참조 '[단독] 문화재청 산하기관 특혜 채용 의혹...'前국장찬스' 합격 갈렸다' https://m.newspim.com/news/view/20210406001092 )
이 때문에 임 사무총장이 자신의 전통수리재단 입성을 도운 김 이사에게 재단 이사직으로 보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통수리재단 한 관계자는 "재단 이사로 선임된 김모 씨는 임 총장과 오랫동안 함께 근무했던 지인 관계"라며 "김 모씨 채용 과정에서 임 총장의 주도적인 역할에 대한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임 사무총장은 자신을 채용하는데 큰 역할을 한 전직 국장 출신 김 모 씨 임원추천위원이 재단이사 선임된 것과 관련 '서로 챙겨주기'가 공교롭게도 일어나게 된 상황에 대해 실질적으로 설명해야 할 필요성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임 사무총장은 관련 의혹을 부정했다. 임 사무총장은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거기(임추위) 들어가 있지 않아(큰 역할) 모른다"며 "내가 그 분(전직 국장 출신)과 문화재청에서 같이 근무한 것은 맞다. 그것은(재단이사 선임) 내가 한 게 아니라 (문화재)청장님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원은)이사회에서 이사장 추천으로 청장님이 임명하는 거다. 나는 인력풀만 구성해서 줬다"며 "모든 건 문화재청에서 하는 것으로 (서로 챙겨주는 것은) 오해다. 요즘 시기가 그래서 (자리)챙겨주기가 없다. (규정에 맞게)원칙대로 (선임)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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