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종합대책 아닌, 실효성 있는 제도 도입해야"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 지난 6월 3일 오전 10시쯤 광주 광산구의 한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서 50대 여성 A씨와 발달장애를 겪고 있던 20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역의 복지시설이 일괄 폐쇄되자 집에서 아들을 홀로 돌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차 안에서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모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소식을 접한 발달장애 자녀를 둔 B씨는 "코로나로 돌봄 부담은 더욱 가중됐고, 남의 얘기 같지가 않다"며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죽음은 코로나 재난에 의한 천재가 아닌 정부에 의한 인재다. 발달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가 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인근에서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하는 화요집회를 열고 있다. 2018.06.12 deepblue@newspim.com |
발달장애인의 가족들이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거리로 나와 정부에 복지서비스를 대폭 확대하고 노동권·주거권 등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연대)는 이날 세종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전국 집중 결의대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은 허울뿐인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이 아닌 진짜 발달장애 국가책임제를 도입하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8년 9월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 확대 개소 등이 포함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연대는 "정부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종합대책을 수정‧보완하겠다고 했지만 3년이 지난 오늘까지 민관협의체는 구성조차 하고 있지 않으며, 지원서비스 내용보다는 지원대상자 숫자에만 광적으로 집착하고 있다"며 "결국 문재인 정부의 대책은 코로나19 기간 실효성 있는 어떠한 발달장애인 긴급지원 대책도 내놓지 못한 채 발달장애인과 그 부모를 또 다시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사각지대에 놓인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대는 "현재까지 극성인 코로나19로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은 사회로부터 철저히 고립됐다"며 "지난 3월 제주에서도 발달장애인과 그 어머니가 코로나19로 가중된 돌봄 부담을 이기지 못 해 함께 사망하는 참담한 사건이 벌어졌고, 올해 2월에도 발달장애 자녀를 둔 엄마가 차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사가 연이어 발생했다"고 규탄했다.
연대는 이날 정부에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 ▲발달장애인 생활실태 전수조사 및 국가주도 지원 체계 구축 ▲발달장애인 일자리 대폭 확충 및 고용 정책 개선 ▲발달장애인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및 주택임차료 지원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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