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증권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개미가 국민연금을 흔든다

기사입력 : 2021년04월19일 10:45

최종수정 : 2021년04월19일 10:45

국내주식 비중 조정, 개인투자자 표심 의식한 것 아닌가
국민의 노후 달린 문제, 운용계획은 전문적이고 신중해야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주식시장에는 '왝더독(Wag the dog)'이란 용어가 있다. 선물시장(꼬리)이 현물시장(몸통)을 흔드는 것을 지칭할 때 이 용어를 사용한다. 현물거래에서 파생된 선물거래가 시장 영향력이 커지면서 오히려 몸통인 현물시장을 좌우하는 위력을 발휘하는 상황을 빗댄 것이다. 쉽게 말해 '주객전도'다.

국민연금이 최근 국내주식 자산 비중 이탈 허용범위(SAA)를 조정했다. 시장 상황이 바뀌어 SAA를 조정해야 한다는 게 표면적 이유다. 시장 상황이 어떻게, 얼마나 바뀌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국민연금의 최장기 매도세를 비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여론이 고조된 상황과 이번 결정이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개인 투자자들의 표심을 의식해 정치적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금융증권부 기자

개인 투자자에게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은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반면 국민연금 가입자에게는 우려스러운 일이다. 가입자의 노후자금을 바탕으로 수익을 극대화해야 할 국민연금이 엉뚱하게도 개인 투자자에게 백기를 흔들었기 때문이다. 가입자 중 자신의 노후자금이 증시부양에 사용되길 바라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물론 가입자 중에는 개인 투자자도 있지만 모든 개인 투자자가 국민연금 가입자인 것은 아니다.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원칙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수익'이다.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가 지난 2018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적립기금은 2042년부터 적자로 돌아선 뒤 2057년에는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기금 고갈 시점은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가 분석한 결과보다 조금씩 앞당겨지고 있다. 앞으로 국민연금 가입자가 더 가파르게 줄어들 것이란 관측까지 고려하면 전망은 어둡다.

개인 투자자들은 '국민연금이 국내주식에서 수익을 내면 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을 수 있다. 정확한 지적이다. 그래서 국민연금은 더더욱 SAA를 조정하지 않아야 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증시 폭락 당시 국민연금이 사들인 국내주식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자산 비중도 목표치를 크게 벗어난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개인 투자자 여론에 밀려 당초 계획까지 바꿔가며 SAA를 조정, 매도 속도를 늦추는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

국민연금 산하 위원회와 전문가들이 SAA 조정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어쩐지 찝찝함이 가시질 않는다. 굳이 왜 지금 시점에 SAA를 조정했느냐는 질문에 국민연금이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점도 개운치 않다. 국민연금이 SAA 조정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때 마침 개인 투자자들이 국민연금의 매도세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는 환상적이고 드라마 같은 상황이 우연히 연출된 것일까.

얇은 월급봉투에서 매달 얼마씩 떼어 국민연금에 납부하는 가입자들의 기대는 분명하다. 지금 맡긴 돈을 국민연금이 대신 잘 운용해주고 후에 넉넉한 노후자금으로 돌려달라는 것. 그래서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계획은 매우 전문적으로 수립돼야 하고 한 번 결정이 됐다면 우직하게 시행하되 변경이 필요할 땐 거듭 신중을 기해야 한다.

1990년대 개봉한 미국의 영화 '왝더독'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꼬리는 왜 개에게 흔들리는 걸까. 그것은 개가 꼬리보다 똑똑하기 때문이다. 만약 꼬리가 더 똑똑했다면 꼬리가 개를 흔들어 댔을 것이다"라는. 지금 한국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국민연금을 흔든다. 그럼 개미가 똑똑한 걸까. 국민연금이 바보인 걸까. 그도 아니면 국민연금이 바보인 척 흔들리는 걸까. 한 가지 사실만은 확실하다. 국민연금을 흔들어서도, 국민연금이 흔들려서도 안 된다는 것. 국민연금이 흔들리면 국민의 노후도 흔들린다. 그래서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은 곱씹을수록 입맛이 쓰다.

imbo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폭염에 '온열질환자' 속출…환자 425명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지난 30일 서울 전역에 첫 폭염주의보가 시작되면서 올해 온열질환자가 400명을 넘었다. 1일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6월 29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425명으로 사망자는 3명에 달했다. 온열질환은 더운 날씨로 인해 열탈진, 열사병, 열 부종 등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40도 이상의 고열이나 현기증, 두통, 오한 등이 나타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마장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양산을 쓰고 뜨거운 햇볕을 피해 걷고 있다. 2025.06.30 yooksa@newspim.com 기상청은 지난 30일 서울 전역과 경기도 과천, 성남, 구리, 화성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경기도 가평, 광주는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1일에도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0도, 강릉 35도, 대전 32도, 광주 35도, 제주 31도로 더운 날씨가 계속될 전망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온열질환자 수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 5월 15일부터 5월 31일까지 온열환자 수는 62명으로 사망자는 없었다. 이 기간 중 하루 최대로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는 21명이다. 반면 지난 28일에는 하루 최대로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가 52명으로 늘었다. 지난 1일부터 29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 수는 361명으로 사망자는 3명에 달하며 급증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연령별 현황에 따르면 온열질환자는 대부분 고령층에서 발생했다. 60대가 78명(18.4%)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70명(16.5%), 30대와 40대는 각각 61명(14.4%)으로 집계됐다.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직업은 미상을 제외하고 단순 노무 종사자로 68명(16%)에 달했다. 농림어업숙련종사자 40명(9.4%), 무직 39명(9.2%) 순으로 나타났다. 열탄진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는 222명(52.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열사병 85명(20%), 열경련 61명(14.4%), 열실신 53명(12.5%)이다. 하루 중 온열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한 시간대는 오후 4∼5시(13.6%)다. 오전 10∼11시(11.8%), 오후 3∼4시(11.5%) 등의 순이었다.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을 자주 마시고 시원한 곳에서 지내야 한다. 더운 시간대의 활동을 자제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체온 조절이 원활하지 않은 만성질환자, 어린이, 어르신은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 육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온열질환은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더운 낮 시간대 활동을 피하는 것만으로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라며 "방치할 때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육 교수는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등 온열질환이 발생할 경우 체열을 신속히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옷을 느슨하게 풀고, 찬물에 적신 수건을 몸통에 덮거나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부위에 찬 물병이나 선풍기 바람을 활용해 체온을 낮추는 응급조치가 도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dk1991@newspim.com 2025-07-01 11:24
사진
내란 특검 "5일 오전 9시까지 출석 통지"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내란 특검(특별검사)'이 1일 윤석열 전 대통령 측에 2차 소환조사 일자를 다시 통지했다. 특검팀이 다시 통지한 일자는 오는 5일 오전 9시다. 박지영 특별검사보(특검보)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이 금일 특검 출석에 응하지 않고 불응했다"며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는 5일 오전 9시까지 출석하라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DB]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이) 5일 오전 9시 출석하지 않는 경우 어떻게 조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날 윤 전 대통령 측이 제출한 의견서에서 5일 이후 출석에는 응하겠단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만약 그때도 출석에 응하지 않으면 요건이 다 갖춰진 이상 법원에서도 (체포영장을) 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특검보는 특검이 재통보한 일정에 윤 전 대통령이 응하지 않는 경우 형사소송법상 마지막 단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hyun9@newspim.com 2025-07-01 11:2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