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에 이용되는 사설 중계기 설치, 시민 주의 요망"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경찰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되는 사설 중계기 161대를 적발, 압수했다. 사설 중계기를 설치하고 관리한 관련자 13명도 검거했다. 사설 중계기는 인터넷 전화를 국내 번호인 것처럼 변조할 수 있는 장치다.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10일까지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되는 사설 중계기 위치를 특정,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총 161대를 적발·철거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설 중계기와 함께 유심칩 203개, 홈카메라 7대, 노트북 1대, 대포폰 25개 등도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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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단속 현장에서 사설 중계기 설치 관련자 13명도 검거했다. 이중 사설 중계기 설치·관리 및 현금 수거책 역할을 한 1명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과 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인터넷 모니터링 부업'이나 '재택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고 광고한 후 월 15만∼20만원을 주고 주거지에 사설 중계기를 설치하도록 하거나, 친구나 지인의 주거지 또는 고시원 공실을 빌려 사설 중계기를 설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경찰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늘어나자 지난해 11월 보이스피싱 집중대응팀을 신설하고, 범죄데이터 분석 등을 토대로 사설 중계기의 위치를 특정해 단속을 벌였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2017년 7774건 ▲2018년 9972건 ▲2019년 1만494건 ▲2020년 9049건 등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무려 222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만 1일 25건, 6억원의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설 중계기 위치를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특정, 연중 지속 단속할 계획"이라며 "범죄예방 및 차단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수사기법을 발굴해 지속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사설 중계기가 보이스피싱에 이용되는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아르바이트 등 명목으로 자신의 집에 설치했다가 수사를 받게 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고 강조했다.
보이스피싱 범행에 이용되는 사설 중계기. [사진=서울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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