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시 국회대로 정체 '뚝'…신월동~여의도 이동시간 20분 단축
지하 70m '최초' 도심 내 대심도 터널…국내 첫 '3층 도로' 구성도
매일 이용하면 한 달 통행료 9만6000원?…"개통 후 요금 재조정"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서울제물포터널이 완공되면 지상 내 교통량이 30% 줄어들어 서울 강서구, 양천구, 영등포구의 교통 및 대기환경이 크게 좋아질 겁니다. 또 현재 시공 중인 제3연륙교와 연계하면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 도심, 여의도, 강남, 잠실 방향으로 최단거리로 이동할 수 있게 됩니다." (고용춘 서울제물포터널 2공구 단장)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오는 4월 16일 개통을 앞둔 서울제물포터널 공사 현장 [사진=김성수 기자] 2021.03.18 sungsoo@newspim.com |
지난 18일 방문한 서울제물포터널 공사 현장. 오는 4월 16일 개통을 앞두고 공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지난 15일 기준 공정률은 98.9%로 집계됐다. 지난 2015년 10월 16일 첫 삽을 뜬지 5년 6개월 만에 사업이 결실을 맺는 것이다. 1·2공구를 담당하는 단장과 소장도 상기된 표정이었다.
◆ 개통시 국회대로 정체 '뚝'…신월동~여의도 이동시간 20분 단축
서울제물포터널은 서울 양천구 신월동(신월나들목)에서 영등포구 여의대로(국회대로)를 지하로 직접 연결한다. 터널이 개통하면 7.53km 구간에 지하 4차로가 들어선다. 이 경우 경인고속도로와 연결된 국회대로(옛 제물포로)의 상습적인 차량 정체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대로는 하루 최대 19만대의 차량이 오가는 혼잡한 도로다. 서울제물포터널이 개통하면 이 중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6만대의 차량이 분산될 것이라는 게 서울시 측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신월동에서 여의도 구간까지 30분 넘게 걸린다"며 "터널이 개통하면 이동시간이 10분 정도로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03.18 sungsoo@newspim.com |
이날 터널 내 시설물과 개통 준비상황 전반을 점검한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도 터널 개통으로 교통사정이 개선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서 권한대행은 "국회대로는 만성적인 교통정체 때문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왔다"며 "서울제물포터널이 개통하면 서울 서남권 교통난이 해소돼 출퇴근길 시민들의 교통편의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상의 교통량이 줄면서 대기환경 개선 효과도 거둘 것"이라며 "남은 막바지 공정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 지하 70m '최초' 도심 내 대심도 터널…국내 첫 '3층 도로' 구성도
서울제물포터널은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여럿 달고 있다. 우선 국내 최초의 도심 내 대심도 터널이다. 지하 70m를 지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노선(지하 40m)보다 깊다. 그런데 터널의 경사가 심하지 않아 실제 차량 이동을 하면서도 지하 70m라는 것을 실감하기 어려웠다.
또한 이 터널은 국내에서 처음 조성되는 3층 도로 중 하나다. 하나의 도로에 3개 층 도로가 운영되는 것. 우선 지하 2층 도로에는 서울제물포터널이 들어서며 지하 1층에는 기존 국회대로 중 일부(신월 나들목~목동종합운동장 연결)가 지하차도로 운영된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서울제물포터널 지상 구간에 공원이 조성된 모습 [자료=현대건설] 2021.03.18 sungsoo@newspim.com |
반면 지상 구간에는 서울 광장의 8배 규모인 공원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현재 국회대로 상부 중앙에 약 11만㎡의 대규모 선형(線形) 공원을 조성하는 '국회대로 지하차도 및 상부 공원화' 사업을 함께 추진 중이다. 해외 대표적인 선형 공원으로는 미국 뉴욕 하이라인(High Line) 공원, 호주 시드니 굿즈라인(Goods Line)이 있다.
서울제물포터널은 1공구와 2공구로 나눠져 있다. 1공구는 신월IC)~목동교 일원까지 4.28km로 현대건설, GS건설, 금호산업, 현대엔지니어링이 함께 시공 중이다. 2공구는 목동교~국회의사당 교차로 구간 3.25km로 DL이앤씨 등 3개사가 짓고 있다. 1공구의 공사 금액은 2807억원, 2공구는 3620억원이다.
◆ 매일 이용하면 한 달 통행료 9만6000원?…"개통 후 요금 재조정"
다만 이 터널의 단점은 통행료가 다소 높다는 것이다. 요금은 2400원(1km당 320원)으로 왕복 4800원이 든다. 출근길과 퇴근길 서울제물포터널을 지나면 매일 4800원의 추가 교통비가 드는 셈이다. 한 달 내내 이용하면 20일 출근한다고 가정할 때 9만6000원이 든다.
반면 국회대로 지하차도는 무료다. 운전자들로서는 길이 막히더라도 무료인 국회대로를 이용하려 할 수도 있다. 서울시가 애초 기대했던 교통정체 완화 효과가 줄어들 수도 있는 것.
서울제물포터널 이용료는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의 3배에 이른다.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일산~퇴계원) 이용요금은 1종(승용차) 기준 800원이다.
서울제물포터널의 요금이 높은 이유는 '수익형 민자사업(BTO) 방식'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BTO는 민간이 시설을 건설하고 소유권을 정부에 이전하며, 시설 운영권을 일정 기간동안 가지면서 수익을 모두 가져가는 방식을 말한다. 건설(Build), 이전(Transfer), 운영(Operate) 순으로 이뤄진다고 해서 BTO 사업이라고 불린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01.13 sungsoo@newspim.com |
민간 사업자가 시설을 직접 운영하면서 건설에 들어간 비용과 사업수익을 직접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이 클 수 있지만 반대로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 건설사로서는 자금 여유가 많아도 확실한 수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쉽게 BTO 방식의 사업을 하기 어렵다.
BTO로 운영된 사업으로는 서울지하철 9호선, 인천국제공항철도, 신분당선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제물포터널 요금은 다른 곳에 비해 비싸지 않게 책정됐다"며 "터널이 개통한 후 교통량을 보면서 다시 요금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