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동훈 기자 = 온실가스가 지금처럼 배출돼 기후변화가 나타나면 오는 21세기 말엔 국내 야생동식물은 전체 종의 약 6%, 내륙습지는 약 26%까지 소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1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립생태원은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 생태계에 어떤 피해가 발생할지에 관한 연구 자료집을 공개했다.
[세종=뉴스핌] 이동훈 기자 = 자료집 표지 [자료=환경부] 2021.03.11 donglee@newspim.com |
자료집은 21세기 말까지 '온실가스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와 '온실가스를 적극 감축할 경우'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적용해 우리나라 생태계 변화를 예측하고 미래 피해상황을 진단했다.
우선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를 방치할 경우 한반도 기온은 1880년 대비 평균 4.5℃ 이상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상당히 실현되면 1880년 대비 한반도 기온 상승은 평균 2.9℃ 정도로 제한된다.
생물종의 경우 온실가스 감축 없이 현재대로 배출되면 국내 생물종 약 5700여 종 가운데 336종(약 6%)이 멸종될 수 있다. 이는 온실가스를 적극 감축할 경우에 비해 5배나 더 많은 수치로 서식지 이동이 쉽지 않은 구슬다슬기, 참재첩와 같은 담수생태계에 서식하는 저서무척추동물종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측됐다.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은 주로 습지나 수생태계에서 외래종에 의한 생태계 교란 문제를 유발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열대·열대 지방에서 유래된 뉴트리아, 큰입배스와 같은 외래종의 서식지가 확산될 수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뉴트리아에 의한 피해 예상 내륙습지 수는 온실가스 적극 감축 시 32개, 그렇지 않을 경우 120개(국내 2500여 개 중 약 5%)로 약 4배에 달하는 생태계 교란 피해 차이가 예측된다.
기후변화는 극한의 가뭄현상 발생건수도 증가시켜 내륙습지 소멸의 원인이 될 전망이다. 온실가스 적극 감축 시 그 피해는 22개에 그치나 그렇지 않을 경우 657개(국내 총 2500여개 중 약 26%)의 내륙습지가 소멸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소멸 위험이 큰 습지는 무제치늪, 대암산 용늪 등과 같이 높은 지대에 위치해 물 공급이 제한적인 산지습지들이 대부분이다. 이 산지습지는 탄소 저장능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지역의 소멸은 탄소 배출을 가속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번 연구 자료집은 오는 12일부터 국립생태원 누리집에 전문이 공개된다. 이어 인쇄물은 3월 중으로 전국 유관기관 및 도서관에 배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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