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송 전 2심서 징역 7년…"후회·반성한다"
대법 전합 판례변경으로 중형 선고 가능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검찰이 생후 7개월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소년법에 따라 장·단기 부정기형을 선고받고 성인이 된 경우 검찰의 항소 없이도 하한형 이상을 선고할 수 있다고 판례를 변경함에 따라 형량은 환송 전 항소심에서 선고된 징역 7년에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2부(엄상필 심담 이승련 부장판사)는 5일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0) 씨에 대한 파기환송심 1차 공판기일을 열고 변론을 종결했다.
[서울=뉴스핌] 법원 로고. 윤창빈 기자 = 2020.03.23 pangbin@newspim.com |
이날 검찰은 "피고인이 전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감안해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성인이 돼 법리에 따라 징역 11년을 구형할 수 있지만 새로 구형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파기환송심에서 대법원 판례 취지에 따라 중형을 선고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별도의 구형은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재판부는 "양형에 참고가 될 만한 자료로 구치소 측에서 수형자 간 폭력행위 등 피고인의 규율 위반행위에 관한 자료를 냈고 남편 B(23)씨는 피고인에 대한 엄한 처벌을 구하는 진정서를 냈다"며 A씨 변호인에게 해명의 기회를 부여했다.
변호인은 "구치소에서 조사를 했던 것 같은데 피고인이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처방약이 맞지 않아 증세가 호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심리가 불안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B씨의 진정서 내용은 아직 확인을 못했으나 B씨는 공범으로 기소돼 징역 10년을 확정받았다"며 "공범이 엄한 처벌을 구하는 진정서를 낸다는 것은 의문"이라고 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아이 사망에 대해 부모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인정하는 입장"이라며 "아이의 사망 결과 앞에서 부모로서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피고인의 범행이 남편과의 지속적 다툼과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상황에서 일어난 점을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A씨도 "19살의 저와 21살이 된 지금의 저의 모습을 되돌아보면 후회스럽다"며 "그 때 행동을 되돌릴 수 없는 현실에 반성하고 있고 수형생활을 충실히 하겠다"고 울먹였다.
앞서 A씨 부부는 지난 2019년 5월 경 거주하던 인천 부평구 한 아파트에 생후 7개월 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사이가 나빠지자 육아를 서로에게 미루며 밖에서 술을 마시고 외박을 하는 등 아이를 방치하다 결국 숨지게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공분을 샀다.
1심은 미성년자였던 A씨에게 부정기형인 징역 장기 15년에 단기 7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은 성년이 된 A씨에게 정기형을 선고했다. 다만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1심보다 무거운 형을 내릴 수 없다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돼 선고 가능한 형량의 상한인 징역 7년형을 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검찰의 항소 없이는 1심의 하한형 이상을 선고할 수 없도록 한 기존 대법원 판례를 뒤집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은 "부정기형이 선고되고 피고인만 항소한 상태에서 법원은 최단기형이 아닌 장기형과 단기형의 정중앙에 해당하는 중간형을 기준으로 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A씨에 대해 장기 15년과 단기 7년의 중간인 징역 11년을 선고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A씨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은 오는 26일에 오전 10시1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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