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회장,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로
세 자녀 똑같이 지분 상속 받아
상속세만 3800억 예상..납부 고심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한미약품그룹 총수일가의 지분 상속이 마무리됐다. 지난해 별세한 고(故) 임성기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지분이 배우자인 송영숙 회장과 세 자녀에게 상속됐다. 이에 따라 송 회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제 시선은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구도에 쏠린다. 송 회장을 중심으로 세 자녀가 일종의 가족경영체제를 구축한 상태이지만 향후 누가 그룹 총수를 맡게될지는 관심사다.
이와 함께 이번 상속분에 대한 수천억원대 상속세 마련 방안도 주목된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임 전 회장의 별세에 따른 상속을 완료했다. 임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한미사이언스 주식은 모두 34.26%(2307만6985주)다.
이 주식 중 배우자인 송 회장이 30%(약 699만주)를, 세 자녀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글로벌전략 HRD 사장, 임종훈 경영기획부문 사장에게는 각각 약 15%(약 355만주)의 지분이 돌아갔다. 배우자와 자녀의 상속 비율은 2대 1이다.
이를 제외한 약 14%(약 330만주)의 주식은 가현문화재단에, 약 9%(202만주)를 설립 중인 임성기재단에 증여했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제공=한미약품] |
이에 따라 송 회장은 11.65%의 지분으로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1948년생인 송 회장이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멀지 않은 시기에 2세 승계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높다.
지난해 말 한미약품그룹은 장남인 임종윤 사장에 이어 주현·종훈 남매도 한미약품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사실상 2세 경영을 시작한 상태다.
업계에선 2세 승계의 열쇠를 송 회장이 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상속 후 송 회장을 제외한 세 자녀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임종윤 사장(8.92%), 임주현 사장(8.82%), 임종훈 사장(8.41%) 순이다.
한미약품은 우종수·권세창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 중이지만, 한미약품의 최대주주인 한미사이언스는 송 회장과 임종윤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으며 그룹 전체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천문학적인 상속세 마련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상속가액은 고인의 사망 전과 사망 후 2개월 평균 주가로 산출한다.
송 회장과 세 자녀에 상속된 한미사이언스 주식은 약 1763만주. 임 전 회장의 타계일인 지난해 8월 2일 기준으로 사망 전, 후 2개월의 한미사이언스 평균 주가는 대략 4만3500원, 지분 가치는 총 7667억원이다. 상속세율 50%를 적용하면 상속세만 3834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선 상속세 규모상 한 번에 내기 어려운 만큼 5년에 걸쳐 나눠 내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5년납의 경우 그 사이 배당을 늘리거나 주식 담보 대출, 지분을 비롯한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상속세 마련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현재 한미약품 총수일가의 지분 매각 여부는 알려진 바 없다.
이와 관련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상속세 납부 여부는 송 회장을 비롯한 한미약품 일가의 개인적인 소관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