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일해도 임금은 40~80% 수준
인권위 "임금·복리후생비 지급 기준 개선해야"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정부 출연 기관 등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 노동자는 일반 공무원보다 연봉이 절반 가량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2일 인권위가 내놓은 중앙행정기관 무기계약직 노동인권 증진 제도개선 권고문을 보면 2017년 기준 무기계약직 평균 연봉은 2850만원이다. 전체 공무원 평균 연봉 5247만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평균 근속연수도 무기계약직은 6.6년으로, 전체 공무원 평균 근속연수 14.1년과 차이를 보였다.
또 근무 경력과 업무 내용이 유사할 때 무기계약직 10명 중 6명(63.8%)은 공무원 임금 40~80%를 받았다. 무기계약직이 같은 일을 하고도 공무원보다 임금을 적게 받았다는 얘기다.
더욱이 호봉 상승으로 임금이 오를 때도 무기계약직과 공무원 간 격차는 벌어졌다. 정부 소속 무기계약직 근로자인 선임연구원과 직무 특성이 유사한 공무원(연구사)을 비교했을 때 2019년 기준 1호봉은 동일하지만 최고호봉인 25호봉에 도달하면 공무원 대비 92%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각종 수당과 복리후생비까지 더하면 임금 차이는 더 생긴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뉴스핌DB[자료=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 2021.03.02 ace@newspim.com |
공공부문 노동자 근로조건 개선은 문재인 정부 중요 노동 과제다.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고용안정을 위해 지난해까지 비정규직 20만5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인권위는 이 같은 정책이 고용안정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실질적인 처우 개선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권위는 정부에 ▲합리적인 무기계약직 임금기준 마련 ▲합리적인 복리후생비 지급기준 마련 ▲공공부문 기관별 격차 해소 위한 전담부서(전담기구) 마련 등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화 정책 시행 후 약 4만4000명으로 늘어난 중앙행정기관 무기계약직 근로자 처우 등 근로조건의 실질적 개선은 미비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공무원과 무기계약직은 법적 지위나 신분이 다르더라도 국가가 공무 수행을 위해 채용한 근로자라는 점은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행정기관은 국가기관으로 헌법상 평등 원칙을 준수해 차별을 시정해야 할 의무를 강하게 부여받은 기관"이라며 "이런 격차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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