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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장이 지인에게 사업 몰아줬다"…비방글 게재한 공무원, 1심서 벌금형

업무추진비 맘대로 쓰고 지인에게 사업 맡기는 내용 풍자글 작성
법원 "근거 없는 허위사실…명예 침해 정도 크다"…벌금 100만원

  • 기사입력 : 2021년02월24일 16:34
  • 최종수정 : 2021년02월24일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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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현직 구청장과 정책특보가 자신의 지인들에게 사업을 맡겼다는 등 허위사실을 가지고 이들에 대한 풍자글을 작성한 공무원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 허정인 판사는 최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의 한 구청 주민센터 팀장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19년 8월 18일 '제목 : 기생충(논 픽션? 픽션?). 부제 : 막장구청'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구청장과 정책특보를 '사장'과 '순시리'에 빗대어 비판하는 풍자글을 해당 구 공무원노조 게시판에 올렸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yooksa@newspim.com

해당 글은 구청장과 정책특보가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구성돼 있는데, 'XXX도 어린이집, 복지관에 자리 좀 만들어 달라고 난리다 난리', '우리가 언제 이런 호사를 경험하냐. 판공비로 술먹고 놀아도 누구도 뭐라 못해', '이번 용역은 누구 줄거야? 생충이 줄까? 재정진단은 회충이가 했으니 이번엔 생충이로' 등 구청장이 자신의 측근들에게 용역 사업 수주 특혜를 주고 업무비를 사적으로 쓴다는 내용 등이 담겨있었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픽션(소설)임을 명시했으므로 입증가능한 '사실' 적시가 아니며 담당공무원으로부터 충분한 확인을 거쳤기 때문에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모두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허 판사는 "구청의 용역사업과 복지관 등 주요 시설의 시설장 임명, 대부분의 판공비 지출 등은 법령에 규정된 용도와 절차에 따라 집행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용역업체 선정은 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세부항목별로 점수를 평가하는 등 입찰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선정된 것으로 보이고 구청장과 정책특보가 일방적으로 특정업체를 사전 낙점했음을 뒷받침할 만한 직접적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비방의 목적이 없고 공직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취지로 게시물을 작성했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이 글로 인해 피해자들은 사적 이익을 위해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을 함부로 남용하고 공공 자산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적으로 사용하는 자들로 묘사됐다"며 "이 게시글이 노조원뿐 아니라 이를 전달 받은 자들, 일부 구민들에게까지 퍼져 피해자들이 입은 명예 침해 정도가 낮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구체적 근거가 없음에도 허위 사실을 작성해 그 죄질이 가볍지 않고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정신적 고통을 겪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초범이고 그동안 성실히 공무원 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일부 인사 관행이나 판공비 사용에 있어 일부 의심할 여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사적 이익만을 위해 이 사건 게시물을 의도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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