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현 7.3 지진, 한반도 영향 없을 듯
규모 2.0 이상 연평균 45회...포항 여진은 '진행 중'
"현재 기술로는 지진 시점·지점·규모 예측 어려워"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지난 13일 일본 후쿠시마현 해역에서 규모 7.3 지진이 발생한 이후 여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끼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한반도에는 별다른 여파가 없을 것으로 관측하지만 일본 지진과 상관없이 한반도 역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방심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한반도에서도 약 3년 전 발생한 포항 지진 여파에 따른 여진 등 규모 2.0 이상 지진이 연 평균 45회 발생하고 있다.
◆ 2.0 이상 연평균 45회...'포항 여진' 3년 넘게 지속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계기관측을 시작한 1978년부터 지난해까지 43년 동안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 지진은 총 1954회로 연 평균 45.4회 발생했다. 실내에서 사람이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정도인 규모 3.0 이상 지진은 같은 기간 총 422회 발생했다.
기상청이 1999년부터 더 정교한 디지털 관측을 시작하자 지진 발생 횟수는 급증했다. 과거 계기관측으로는 파악할 수 없었던 지진이 기록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이 통계보다 더 많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기상청이 계기관측을 시작한 1978년부터 2019년까지 한반도 진앙 분포도. 2021.02.16 hakjun@newspim.com [사진=기상청] |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본격적으로 생겨난 것은 지난 2016년 일명 '9·12 지진'이 발생하면서다. 지난 2016년 9월 12일 오후 8시 32분쯤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7km 지역에는 규모 5.8 지진이 발생했다. 관측 이래 최대 규모로 인명·재산피해 신고는 9319건에 달했다.
약 1년 뒤인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쯤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8km 지역에는 역대 2위인 규모 5.4 지진이 발생해 이재민 1945명과 850억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포항 지진으로 인한 여진은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가장 최근 여진은 규모 1.1로 지난 11일 오전 9시 21분쯤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포항 여진은 총 101회로 규모 3.0 미만은 93회, 4.0 미만은 6회였다. 규모 4.0이 넘는 여진도 두 번이나 발생했다.
◆ 한반도 지진, 불안한 이유는?..."예측 불가능"
기상청에 따르면 지구 표면을 구성하는 수십 개의 '판'은 1년에 1~5cm 가량 각기 다른 방향으로 이동한다. 판과 판이 반대 방향으로 이동할 경우 서로 부딪치게 되는데, 힘을 버티지 못하고 땅이 끊어지는 것을 단층이라 한다. 단층이 발생하면서 내뿜는 에너지가 바로 지진이다.
땅 속 깊은 곳까지 직접 들어가 단층을 관측할 수 없기 때문에 지진 발생 시점·시기·규모 등을 예측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상청은 지진계에 기록된 자료를 바탕으로 역산·추론하는 현재 수준으로는 지진 예측에 정확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지진 전조현상으로 일컬어지는 '지진구름'이나 지하수 수위 변화, 갑작스러운 가스 냄새 등도 현재로서는 지진과 명확한 인과관계를 찾을 수 없다. 더구나 지진 발생 장소가 특정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한반도 전역에 넓게 분포하고 있어 언제 어디서 지진이 발생할 것인지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9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서 어린이들이 지진·화재 상황을 가정해 대피하고 있다. 2019.10.30 alwaysame@newspim.com |
지진 예측이 어렵다 보니 기상청은 지진이 발생할 경우 이를 시민들에게 신속하게 알리는 한편 평소 지진 대응 요령을 숙지하도록 안내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기상청은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규모 3.0 이상 지진이 발생할 때 지진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있으며, 지진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해 규모 5.0 이상 지진이 발생하면 25초 안에 '지진조기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 일본 후쿠시마 7.3 지진...한반도에 직접적 영향 없을 듯
지난 13일 오후 11시 8분쯤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3 지진은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명 '동일본대지진'과 비교했을 때 작은 규모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3월 11일 발생했던 동일본대지진은 규모가 9.0에 달했지만 한반도에는 간접적 영향밖에 미치지 않았다는 게 학계 중론이다.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 쌓여 있는 오염수 보관 탱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일본은 이번 지진이 10년 전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의 여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여진이란 지진이 발생한 단층에서 또다시 지진이 발생한 경우를 의미한다. 학계에 따르면 여진은 짧게는 10~20년, 길게는 50년까지 발생할 수 있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분석관은 "작은 지진까지 합하면 한반도에는 매년 수백 개 이상 지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어디에서라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에너지는 동일본대지진 당시 방출된 에너지에 비해 355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며 "한반도에는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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