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 "安, 김명수 임명동의안 통과 결정적 역할"
安, 의총서 "독립적 사법부 수호 의지 판단해달라"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나경원·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야권 단일후보 경쟁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를 향해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비판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는 김 대법원장의 인사청문회 당시 "사법부 독립성 침해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며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는 등 반대의 뜻을 표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예비후보(오른쪽)와 오세훈 예비후보(좌). 2021.01.20 leehs@newspim.com |
◆ 오세훈·나경원 "안철수, 김명수 탄생에 결정적 역할…최소한 입장 표명은 있어야"
오세훈 후보는 9일 국회 소통관에서 부동산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명동의안 표결 당시) 안철수 후보가 속한 정당의 찬성이 없었다면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명동의안은 통과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최소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지난 8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017년 김명수 대법원장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단연코 안철수 후보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직전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국회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바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와서 안 후보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부와 재판의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수호할 의지가 없다고 얘기한다"며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여권, 야권에 편승하는 것인가. 2017년 당시 40석 의석의 국민의당은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에 찬성하며 친여 행보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나경원 후보 역시 전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탄생할 때부터 저희는 걱정했다"라며 "그 당시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우려가 많았었는데, 사실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것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신 분이 안철수 후보의 국민의당"이라고 말했다.
나 후보는 이어 "당시 국민의당이 30표 정도를 몰아주면서 통과가 됐다. 이런 상황을 예견하지 못했나"라며 "이제와서 야권 후보로 열심히 뛰시니까 참 모순적인 형국"이라고 힐난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 2021.01.25 kilroy023@newspim.com |
◆ 안철수, 김명수 인사청문회 당시 '찬성' 당론 결정 압박에도 '철저한 검증' 주문
그러나 안 후보는 당시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해 사법부의 독립성이 침해받을 수 있다는 등 반대의견을 표출했다.
안 후보는 지난 2017년 "사법부의 독립성이 침해받고 있는 상황을 김각하게 우려한다"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사법부의 독립성을 지키고 개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국민의당은 항상 깨어있는 야당이 돼야 한다"며 "국민을 편 가르고 민생과 국익에 반하는 일이라면 날선 비판으로 강력히 저지하는 야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즉, 김명수 대법원장을 임명하려는 정부를 향해 반대 의견을 낸 것이다.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당시 국민의당 내 안 후보와 호남 중진들 사이에 불협화음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이 안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찬성 당론을 밝히자고 설득한 것이다. 그러나 안 후보는 끝내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했고, 호남 출신 중진 의원들은 단체로 권고적 당론 채택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안 후보는 당시 의원총회에서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떠나 독립적인 사법부를 수호할 수 있는 인물인가라는 단 하나의 높은 기준을 적용해 판단해달라"고 발언해 반대투표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이같은 안 후보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당시 국민의당 의원들은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은 국회 재적의원 299명 가운데 1명을 제외한 298명이 참석했고, 찬성 160표 반대 134표, 기권 1표, 무효 3표가 나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의석수 121석에 정의당과 새민중정당, 정세균 국회의장까지 합쳐도 130석이기 때문에 야당에서 최소 30표를 던졌다. 당시 국민의당 의원 4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지난 8일 공인중개사들과의 현장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김명수 대법원장에 관한 질문에 "당시 의원들의 자율투표에 의한 사안들이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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