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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바쁜' 보험업계, 노사 갈등 격화 조짐…소비자 피해 우려

기사입력 : 2021년01월28일 10:47

최종수정 : 2021년01월28일 10:47

한화·미래에샛생명, '제판 분리' 관련 노사 갈등
삼성화재·KB손해보험은 임금 협상 난항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초저금리 장기화와 코로나19로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된 보험업계가 연초부터 노사갈등에 발목이 잡히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험업계는 오는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 자본확충에 서둘러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일부 보험사의 경우 '제판 분리'에 반발, 설계사 노조 등을 중심으로 파업에 나설 예정이어서 소비자 피해도 우려된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 노조는 사측이 노조 핵심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29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사는 전날까지 판매자회사 설립 관련 태크스포스(TF)를 중심으로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렬됐다. 

한화생명 노사 갈등의 핵심은 보험상품의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는 이른바 '제판분리' 관련 고용 불안정 여부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18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판매 전문회사 설립 추진을 의결했다. 3월 주주총회를 거쳐 100% 판매 전문자회사 '한화생명 금융서비스(가칭)'를 4월 1일 출범할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한화생명 여의도 본사 [사진=한화생명] 2021.01.28 tack@newspim.com

이와 관련 한화생명 노사는 지난 5일부터 26일까지 3주동안 판매자회사 설립과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 사측은 임직원의 고용보장과 근로조건 승계를 대표이사 명의의 서면으로 확약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고용안정에 대한 '2중3중'의 조건을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직원 동의 없는 자회사 이직 금지' 보장과 '5년간 모회사와 자회사의 고용을 보장하는 고용안전협약 체결'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협의 기간은 종료됐지만 회사측은 노동조합과의 소통을 위해 지속적으로 대화채널을 유지할 것"이라며 "하루 속히 원만한 협상결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생명 역시 제판 분리 관련 노사 갈등이 심화할 조짐이다. 미래에셋생명 조노는 지난달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판정으로 쟁의권을 확보, 사측과의 협상이 원활치 않을 경우 파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생명도 현재 오는 3월을 목표로 전속 설계사 3300여 명을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해 제조와 판매 채널 분리를 추진중이다.

지난해 창립 68년만에 첫 노조를 결성한 삼성화재 노조도 현재 사측과 임금협상 관련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6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한데 이어 이날 2차 조정을 통해 진전이 없으면 파업 절차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올해 대표이사가 바뀐 KB손해보험은 임금협상 관련 노사 갈등이 진행중이다. 노조는 노사 신뢰회복을 요구하며 김기환 신임 대표 출근저지 투쟁에 나서기도 했다. 노조는 신임 김 대표에게 임원인사, 승진급, 인사발령, 임금피크제 등과 관련 실태파악을 시작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제조업과 달리 신뢰가 생명인 보험사들의 노사 갈등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에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며 "선의의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노사가 힘을 합칠 때"라고 지적했다.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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