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열풍에 코스피 상승 랠리 영향
지난 14일 거래대금 185억원 돌파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장외주식시장(K-OTC)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시가총액 18조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 시장 활황세에 지난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잇따른 기업공개(IPO) 대박 열풍으로 비상장 주식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OTC 전체 시가총액은 지난 14일 기준 18조1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18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7월 14일 14조5395억원보다 24.4%(3조5605억원) 높은 수치다. 이후 전체 시총 규모는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18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장외주식시장(K-OTC)의 최근 3개월간 거래대금과 시가총액 추이 [사진=금융투자협회] |
K-OTC 일일 거래 대금은 편차가 크지만 같은 날 기준 185억5718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이미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을 훌쩍 넘는 규모다. 지난해 5월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은 38억원에서 6월 53억6000여만원으로 20억 가까이 늘어난 뒤 7월에는 67억7000여만원으로 늘었다. 이달 4일부터 20일까지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14억6052만원이다.
이처럼 K-OTC가 몸집을 불리는 배경에는 소액주주에 대한 양도세 면제와 증권거래세 인하 등 세제 혜택이 주어진 것이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금융세제 개편안에 K-OTC 거래에 대한 기본공제를 새롭게 포함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K-OTC에서 거래되는 중소·중견기업 비상장주에 대해 5000만원까지는 양도소득을 기본공제한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증권거래세도 2021년 0.02%p, 2023년 0.08%p 인하해 최종적으로 0.15%로 낮아진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시장으로 유동성이 흘러들어오고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IPO열풍 열풍 이후 예비 공모주로 취급되는 비상장 주식을 미리 선점하려는 투자심리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K-OTC의 소속은 등록기업과 지정기업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이 중 등록기업은 코스피, 코스닥 상장을 염두에 두고 시장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K-OTC 투자자들도 상장 가능성이 높은 곳을 분석하는 방식의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삼성SDS ▲우성아이비 ▲미래에셋생명 ▲제주항공 ▲서울바이오시스 ▲에이플러스에셋 등 14곳이 K-OTC를 거쳐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 가운데 5곳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했고 8곳이 코스닥, 1곳이 코넥스에 상장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올 초부터 상승 랠리를 보이는 K-OTC가 당분간 인기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K-OTC는 증권시장과 IPO 시장의 인기를 뒤따르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최근 3100선을 돌파하는 등 수시로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고 올해 대어급 IPO도 줄줄이 등판을 예고하면서 시장 열기를 달구고 있다. 올해 IPO 공모 규모는 8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지난해(4조7000억여원)보다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최근 K-OTC는 소액주주에 대한 양도세 면제 확대 이후 중소, 벤처, 중견기업 중심으로 거래가 형성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만 해도 총 8곳이 지정동의서 제출 또는 등록기업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는 등 기업의 자발적 시장 진입이 활발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