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최종건 1차관 이란 방문 전 軍에 요청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정부가 지난 10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의 이란 방문에 앞서 한국 선박과 선원들의 석방교섭을 위한 우호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호르무즈해협 인근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청해부대를 철수시킨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최 차관을 단장으로 한 한국 대표단이 지난 10일 이란에 도착하기 전 청해부대를 호르무즈해협 바깥 해역으로 이동시켰다. 이란 측이 청해부대의 후르무즈 해협 인근 활동에 대해 "우리를 해적 취급하는 거야"며 반발하자 선원들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조치였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을 만나 한국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2021.1.12 [사진=IRNA 통신 홈페이지 캡처] |
이 소식통은 "좋은 협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이란이 민감하게 반응해 온 청해부대를 뺀 것"이라며 "협상을 앞두고 이란에 우호적인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그러나 "정부는 선박 억류사건 대응 과정에서 관계부처와의 긴밀한 의견조율을 통해 대응방안을 수립·시행해오고 있다"며 "다만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고 언급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청해부대의 작전 활동에 대해 확인해주기 제한됨을 양해 바란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일 한국 선박 한국케미호 나포 직후 오만의 무스카트항 남쪽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청해부대 최영함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급파했다. 그러나 이란은 청해부대 파견에 대해 지난 5일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와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과 면담 등 계기에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소식통은 이번 억류 사태와 관련한 이란 측의 입장에 대해 "(이란은) 인질범이라는 이야기를 쉽게 쓰는 것 자체가 이란에게 너무 불쾌하고 치욕스럽다"고 했으며, 한국 정부가 해적을 잡기 위한 청해부대를 호르무즈해협에 파병한 것에 대해서도 "이란을 해적으로 대하겠다는 것"이냐는 등의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측은 한국 정부가 대표단 방문을 앞두고 청해부대를 철수시키고, 대표단에 동결자금 문제 논의에 필요한 기획재정부 관계자를 포함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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