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위 "당내 후보 집중…단일화, 지도부가 결정"
후보들의 우려 "서울시민 뒤로 밀려…내분도 발생"
권영세 "투샷 경선 제안…주목도 올릴 수 있어"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국민의힘이 오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단일화 블랙홀'에 빠진 모양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함께 야권 단일후보를 만들어야 하는데 공감대를 이뤘지만, 방법론적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안 대표의 입당 문제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당내 후보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 인사를 두고 과열된 양상을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안 대표는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서 선을 긋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등 거물급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을 가지며 본인의 입지를 올리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좌)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우) 2021.01.07 kimsh@newspim.com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야권 단일화에 대한 공감대를 이루면서도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제1야당에 입당해야 한다는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안 대표는 여전히 입당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국민의힘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8일 예비 경선에서 당원 투표 20%·시민 여론조사 80%를 반영한 뒤 본경선은 시민 여론조사 100%로 하는 경선 룰을 의결했다. 본경선에서 시민 여론조사 비율을 높인 것은 제3지대에 있는 후보들을 염두에 둔 것이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 등 제3지대 후보들을 위해 문호를 개방하는 것은 좋지만, 출마 선언을 한 당내 후보들은 뒷전으로 밀리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공관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공관위 차원에서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는다. 단일화는 당과 당의 문제이기 때문에 지도부가 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우리는 기본적으로 우리당의 후보를 선출하는데 집중한 뒤 당 지도부가 나서서 (단일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한 국민의힘 예비후보 역시 "당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안 대표 한 사람에게 이리저리 휘둘려서는 안 된다"며 "이름값이 있다고 서울시를 위한 정책과 비전을 가진 당내 후보들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일갈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2021.01.11 kilroy023@newspim.com |
당내 후보들 사이에서는 안 대표의 입당 문제가 자칫 잘못하면 당내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단일화 블랙홀에 빠져 아쉬운 것이 두 가지 있다. 먼저 서울시민들의 삶은 뒷전으로 밀리고 정치공학적 논쟁만 오가는 것"이라며 "두 번째는 우리 후보들끼리 서로 치고받는 내분이 생겼다. 당내 후보들이 서로 자기 살을 파먹는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안 대표가 입당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내 분쟁으로 이어지자 '투샷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 지역의 중진인 권영세 의원은 "야권의 후보 단일화는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국민의힘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화 얘기만 주로 나오는게 불편한 상황"이라며 "우리당 후보들의 경선이 포커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실 안 대표나 금 전 의원 등 제3지대 후보들이 우리당에 입당해서 경선을 치르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도 "그러나 상황이 녹록치 않을 경우 투샷 경선도 괜찮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은 여당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그래서 야당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여당 후보들의 윤곽이 들어나면 주목도가 낮아질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다시 주목도를 모으는 방법으로 전술적인 차원에서 투샷 경선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나 금 전 의원이 먼저 단일화를 하면 좋겠지만, 우리당 후보를 선출한 뒤 마지막에 경선을 하는 방식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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