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유명 연예인 등에게 수차례 불법 투약한 혐의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유명 연예기획사 대표와 재벌가 인사들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성형외과 의사가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5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의사 김모 씨에게 징역 3년을, 같은 병원 총괄실장으로 근무했던 간호조무사 신모 씨에게는 징역 1년8월을 선고했다. 아울러 이들에게 추징금 1억7300여만원도 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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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판사는 "의사가 의학적 판단에 따라 필요한 범위 내 마약 투약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통상 필요한 범위를 넘어서 의료행위를 빙자해 투약하는 것은 업무외 투약"이라며 "프로포폴은 불면증이나 불안장애를 치료하는 약물이 아니며 다른 마약과 마찬가지로 주체할 수 없는 갈망이 생기고 자신의 의지로는 끊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병원 직원들은 이 사건 병원에서 취급하는 시술은 대부분 마취크림을 바르고 하면 된다고 진술했다"며 "(프로포폴 마취 등이 필요한) 통증 있는 시술은 간격이 두고 이뤄져서 이 사건처럼 빈번하게 이뤄질 수 없다. 시술을 빙자하거나 시술과 무관하게 투약했다고 보기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또 프로포폴 투약 사실을 숨기기 위해 대량의 진료기록부를 폐기한 것을 불리한 정상으로 봤다. 정 판사는 "2018년에서 2019년 사이 진료기록부를 폐기한 것은 추후 발각되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의 폐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명의를 도용하고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것도 다수"라고 말했다.
이들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강남구 소재 한 A의원에서 유명 연예기획사 대표와 재벌가 2·3세 등 고객들에게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원장인 김 씨는 이 과정에서 불법 투약 사실을 숨기기 위해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하게 하고, 간호조무사에게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한편 이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불법 시술 받은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는 1심에서 징역 8월을 선고받고 구속됐고, 현재 2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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