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달러화가 2020년 마지막 거래일 완만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연간 기준으로 7% 가까이 급락했다.
이에 따라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연간 기준으로 2017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나타냈다.
겨울 독감 시즌과 맞물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한편 변종 바이러스까지 번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2021년 경기 회복에 위험자산으로 시중 자금이 집중될 가능성을 점치며 달러화 비중을 축소하는 움직임이다.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31일(현지시각)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가 0.3% 가량 오르며 89.94에 거래됐다.
달러 인덱스는 2020년 첫 거래일 96.5를 기록한 뒤 팬데믹 사태에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던 3월 102.82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약세 흐름을 지속했다.
달러화는 3월 고점 대비 12.6%에 달하는 급락을 연출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제로금리 정책을 부활시킨 데다 트럼프 행정부를 포함한 각국 정부의 이른바 슈퍼 부양책과 연말을 앞두고 백신 기대감까지 달러화를 압박하는 재료가 꼬리를 물었다.
이날 유로/달러가 0.68% 급락하며 1.2216달러에 거래, 유로화의 약세가 두드러졌고, 엔화는 보합을 나타냈다.
이 밖에 영국 파운드화가 달러화에 대해 0.3% 상승했고, 호주 달러화도 0.3% 가량 오름세를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2021년 지구촌 경제의 회복과 함께 미국의 쌍둥이 적자가 부각되면서 달러화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지난 3분기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12년래 최고치로 불어났고, 독일 경제 호조에 힘입어 유럽 지역은 대규모 흑자를 이루자 특히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 약세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자산운용사 라벤스크로프트의 케빈 보셔 최고투자책임자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달러화가 앞으로 수 년간 약세 흐름을 지속할 전망"이라며 "무엇보다 연준이 제로금리를 2023년까지 유지할 입장을 밝힌 데 따른 하락 압박이 작지 않다"고 설명했다.
경제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78만7000건으로 예상밖의 감소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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