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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 법원, '윤석열 정직' 효력 정지…회복할 수 없는 손해 인정

기사입력 : 2020년12월24일 23:49

최종수정 : 2020년12월25일 15:30

법원, 윤석열 정직2개월 집행정지 인용…25~26일 출근 예정
대부분 징계 사유에 "본안소송에서 추가 심리할 필요 있다"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법원이 현직 검찰총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은 윤석열(60·사법연수원 23기) 총장에 대한 정직처분을 효력 중지시켰다. 징계 사유에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한 만큼 정직 2개월의 징계가 검찰종장의 직무 수행에서 회복할 수 없는 손해라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의 이번 결정으로 윤 총장은 즉시 직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반면 직무배제에 이어 징계 처분까지 법원이 윤 총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징계를 청구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물론 이를 재가한 문재인 대통령까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홍순욱 부장판사)는 24일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직 2개월 처분 집행정지 사건에서 "대통령이 지난 16일 신청인에 대하여 한 2개월의 정직 처분은 본안인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을 정지한다"며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윤 총장은 결정 직후 "사법부의 판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그리고 상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윤 총장은 즉시 총장 업무에 복귀하게 됐다. 윤 총장은 당장 25일과 26일에 출근해 최근 구금시설에서의 코로나 확진 상황 및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수사권조정 업무 등 긴급히 대응해야 하는 업무를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22 alwaysame@newspim.com

재판부는 우선 "윤 총장의 임기가 2021년 7월 24일 만료되는데, 본안인 징계처분 취소소송 재판절차가 임기 만료 전 마쳐진다고 단언하기 쉽지 않다"며 "윤 총장이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2개월 동안 직무를 수행할 수 없어 입게 되는 손해는 금전보상이 불가능하거나 사회관념상 참고 견딜 수 없는 유·무형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또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정직 2개월 처분을 의결하면서 들었던 여러 징계 사유에 대해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논란이 됐던 '법관 사찰 문건'에 대해서는 "이 같은 문건은 악용될 위험성이 있어 매우 부적절하고 차후 다시 작성되어서는 안 된다"면서도 "실제로 어떻게,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지, 반복적으로 작성됐다는 법무부 측 주장이 맞는지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으로 불리는 채널A 사건 관련 감찰중단 지시에 대해서는 징계사유가 소명됐다고 봤다. 다만 당시 감찰 중단을 한 이유가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감찰 및 수사를 방해할 목적에서 지시한 것인지는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수사 적법성을 수사자문위원회에 회부하도록 한 것은 수사지휘권 범위 내에 있어 수사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런가하면 정치적 중립에 관한 의무를 저버렸다는 징계 사유에 대해서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법무부는 윤 총장이 지난 10월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퇴임 후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 것인지는 나중에 생각해보겠다"고 한 것을 두고 정치 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의사 표시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정치를 통한 봉사, 국민을 위한 무료 변호, 일반 변호사로서 개별적 이익 대리, 다른 공직 수행을 통한 봉사, 일반 자원봉사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고 그 발언의 진위는 퇴임 후 행보에 따라 밝혀질 것이어서 정치적 중립에 관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 각종 여론조사에 차기 대선주자 후보로 이름이 올린 것을 두고 정치적 중립성 위반이라고 본 것도 "추측에 불과해 비위사실을 인정하는 근거로 적절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밖에도 윤 총장 측이 징계위 과정에서 낸 징계위원 기피신청을 기각한 것과 관련해서도 절차적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윤 총장의 변호인단은 징계위 심의 과정에서 위원들을 기피신청했는데, 기피신청된 위원들은 각자 본인에 대한 의결 과정에서 퇴장하는 방식으로 기피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검사징계법 제17조 제4항은 기피의결 의사 정족수를 재적위원 과반수로 명시하고 있는데, 징계위는 법무부 장관을 포함해 7명이고 기피의결을 하려면 4명 이상이 출석해야 한다"며 "기피신청을 받은 위원을 퇴장시킨 후 과반수가 되지 않는 나머지 위원 3인이 기피의결에 참여했으므로 의사정족수를 갖추지 못해 무효"라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징계위원회의 구성을 공개하지 않은 점이나 위원장 직무대리였던 정한중 교수의 자격 시비는 모두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또 윤 총장 측이 정직 2개월 처분으로 인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중지될 수 있고 검찰의 독립성·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이유가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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