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가파르게 하락했다.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90선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부양책이 마침내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감과 지속적인 백신 출시 기대 등이 달러화 약세에 반영됐다.
약세론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현 수준의 채권 매입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을 달러화 매도의 청신호로 받아들였다.
연준은 미국 경제 회복의 전망이 개선되더라도 통화 정책에는 손을 대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완화 기조를 지속할 뜻을 밝혔다.
17일(현지시각)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가 0.75% 하락한 89.77에 거래됐다. 달러 인덱스가 90선 이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18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올해 지수는 6.9% 하락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고 금융 시장 혼란이 고조되면서 형성된 고점 대비로는 13% 가까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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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로/달러 환율은 0.58% 상승한 1.2272달러로 지난 2018년 4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연초 이후 환율은 9% 이상 올랐다.
달러화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3년 이상의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달러/엔 환율은 0.37% 내린 103.08엔을 기록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0.53% 오른 1.3580달러를 나타냈고, 일반적으로 주식과 상품 등 위험 자산이 오를 때 강세를 나타내는 호주 달러화와 뉴질랜드 달러화는 미 달러 대비 각각 0.70%, 0.56% 올랐다.
16일 연준은 올해 마지막 정책회의에서 경제가 바이러스 피해에서 회복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룰 때까지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포함한 완화적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경제 전망이 이전 보다 다소 낙관적으로 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통화 부양책을 서둘러 거두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인 키트 주크스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작성한 개별 금리 전망에 대해 "점도표는 매파적으로 보였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은 결코 그렇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최근 긍정적인 백신 뉴스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감소 속에 경기 순응적(pro-cyclical) 통화에 대한 전망이 개선된 점도 달러화 약세 요인이다.
UBS의 마크 헤펠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 의회가 9000억달러의 코로나19 구제 법안에 대한 세부 사항을 계속 논의함에 따라 재정 부양책에 대한 전망은 미국의 부채에 초점을 맞추면서 달러화 압박을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전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추가 부양안 합의 타결이 임박하다고 밝히며 협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