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백화점, 잇단 조직개편 단행...조직 슬림화·미래 먹거리 초점
롯데쇼핑 조직개편 첫 타자는 백화점...'온라인' 조직 변화 꾀해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달 대대적인 임원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그룹 양대 축인 유통 계열사 조직에 메스를 들이댄다.
가장 먼저 수술대에 오른 계열사는 롯데하이마트와 롯데백화점이다. 두 계열사는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변화를 꾀했다.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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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롯데] |
지난 연말 임원인사 기조와도 맥이 닿아 있다. 성과가 없으면 과감하게 정리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사업과 인재는 연공서열을 무시하고 키운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유통 계열사 조직변화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다.
◆하이마트, 오프라인 출구전략 모색...젊고 민첩한 조직 꾀해
롯데 유통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조직개편의 포문을 연 것은 롯데하이마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는 지난 3일 오프라인 점포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하이마트는 실적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영업조직부터 손 봤다. 영업본부는 기존 4개 부문에서 2개 부문으로 대폭 축소했다. 영업 1·2부문은 영업 1부문으로, 영업 3·4부문은 영업 2부문으로 통·폐합됐다.
조직 규모가 줄면서 관련 임원 자리도 줄었다. 이는 조직 슬림화 일환으로 해석된다.
영업 1부문을 제외한 2~4부문 조직을 맡았던 임원은 모두 퇴임하고 그 자리는 젊은 인재로 채워졌다. 통합 부문장들은 기존 상무급에서 모두 상무보로 직급이 낮아졌다.
지난 8월 인사 때 교체된 대표이사 직급이 전무급인 만큼 조직 전반적으로 직급이 낮아진 영향이다. 연령대도 낮아졌다. 김진우 상무보는 1967년생, 이태종 상무보는 1969년생으로 50대 초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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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대치 본사 사옥. [사진=롯데하아미트] 2020.08.25 nrd8120@newspim.com |
전체 임원 수도 약 24명에서 연말 인사에서 4명 줄었다. 감축율은 17%다. 다만 신임 임원이 2명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에서 감원율은 8% 정도다.
하이마트는 인적 구조조정도 계속 실시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직원 수는 3962명(기간제 근로자 포함)으로 지난해 말 대비 148명 감소했다. 지난 3월 직원 8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략을 짜는 조직을 탄생시켰다. 영업본부 내 영업총괄부문을 신설하고 점포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한다. 이른바 '장사가 잘 되는' 점포는 늘리되 채산성이 떨어지는 점포는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점포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수익성을 높여 생존 위기에서 탈출하려는 몸부림인 셈이다.
◆롯데쇼핑 조직개편 첫 타자는 백화점...'미래 성장' 고민 담겼다
지난 7일 조직에 변화를 준 롯데백화점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성장을 주도할 '미래 먹거리'를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초점은 롯데쇼핑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온라인 사업' 역량 강화에 맞춰졌다. 코로나 사태 이후 빠르게 변하는 유통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온라인사업부문과 온라인영업부문으로 흩어져 있던 온라인사업 조직을 이커머스부문으로 합쳤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부문에는 온라인 사업의 큰 방향을 정하는 온라인전략팀을 신설했다.
백화점 공식온라인몰인 롯데백화점몰이 이커머스 쇼핑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필요한 '새로운 무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온라인전략팀에 부여된 임무다.
우선 롯데백화점은 점포마다 온라인·디지털 전환(DT) 담당 직원을 따로 두기로 했다. 점포별로 특화된 온라인 콘텐츠를 기획해 온라인몰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최근 급부상 중인 라이브커머스(실시간 방송판매) 부문은 디지털 사업부문으로 이동시켜 전문성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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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롯데] 2020.01.20 nrd8120@newspim.com |
오프라인 조직도 개편됐다. 현재 영업 권역과 백화점·아웃렛으로 나눴던 5개 지역 조직을 3개 본부로 축소했다. 각 본부 MD팀은 패션팀, 식품리빙팀 등으로 세분화돼 상품권별로 입·퇴점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게 했다.
점장 직속의 MD담당직도 신설됐다. 상품본부는 롯데백화점 차원에서 추진하는 MD를 맡는다. 지역 MD는 각 상권에 맞는 특화 브랜드를 발굴·유치해 개별 점포를 성장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변화하는 유통환경에 맞춰 조직을 단순화했다"며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역량 강화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롯데 유통 계열사들이 조직의 변화를 꾀한 것은 연말 인사 기조와 맞닿아 있다. 신 회장은 이번 연말 인사에서 철저히 성과주의에 입각해 임원 수 20% 감축에 따른 조직 슬림화, 최고경영자(CEO)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이는 부진한 실적과 무관치 않다. 하이마트를 포함한 롯데쇼핑의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반 토막 났다. 올 상반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81.9% 급감해 극심한 실적난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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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실적 추이. [자료=롯데쇼핑] |
롯데쇼핑은 향후 백화점을 비롯해 마트·슈퍼·e커머스·롭스 5개 사업부를 대상으로 한 '점포 효율화' 계획도 2022년까지 실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해당 기간까지 총 244개 점포를 폐점한다. 올해 연말까지 100여개 점포의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인력 감축도 진행 중이다. 지난 인사 때 백화점 임원 11명이 옷을 벗었다. 백화점과 마트사업부는 각 70명 등 총 140명의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3분기 롯데쇼핑 임직원 수는 2만3304명(기간제 근로자 포함)으로 지난해 말 대비 1994명 감소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교하면 3259명이나 급감했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외 마트·슈퍼 등 다른 사업부문들도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조직개편을 마무리 한다는 방침이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