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아메리칸웰·니우...국내 순매수↑
저평가 찾으려는 움직임 분주..."투자 신중해야"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테슬라', '애플' 외에도 그간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해외주식 종목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전기차, 바이오 종목이 아닌 독특한 섹터의 종목들도 서학개미의 장바구니에 담기고 있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 간 국내 투자자자들이 가장 순매수한 미국 주식은 테슬라가 5억8574만달러(한화 약 6352억원)으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알리바바가 8578만달러(약 930억원)로 그 뒤를 이었다.
[사진=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
하지만 최근 서학개미들이 사들이는 미국 주식 상위권에 생소한 종목들이 속속 이름을 올리는 등 국내 주식직구에 지형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먼저 눈에 띄는 종목은 팔란티어(PALANTIR)다. 팔란티어는 최근 한 달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7683만3552달러(약 832억원)를 순매수해 상위 4위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지난 10월만 하더라도 팔란티어는 순매수액 1204만8759달러(약 130억원)로 미국 종목 순매수 순위 27위에 불과했으나 약 1개월 사이에 23위나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이는 니오, 모더나, 퀄컴 등의 종목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팔란티르'는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빅데이터 분석 스타트업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빅데이터를 통해 ▲정보기관의 범죄 예방 ▲테러리스트 검거 ▲마약조직 소탕 작전 ▲민간기업의 생산성 향상 ▲내부 비리 포착▲ 금융사기 피해 예방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 미국 대선 이후 조 바이든이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팔란티르의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미국의 '세계경찰' 역할을 되찾겠다고 공언한 만큼 팔란티르와 미국 정부 간 협력관계가 끈끈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앞서 팔란티르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과 광범위한 테러망 파괴 작전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서학개미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오른 아메리칸 웰(AMERICAN WELL), 니우 테크놀로지(NIU TECHNOLOGIES) 등의 종목도 눈에 띈다.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 간 아메리칸 웰 주식을 3117만달러 어치(약 338억원)를 사들였다. 아메리칸 웰은 현재 미국 46개 주에서 약 1억명을 대상으로 원격의료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8 출시 당시 삼성헬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아메리칸 웰과 제휴를 맺기도 했다.
아메리칸 웰은 현재 구글로부터 지속적인 투자를 받고 있고 지난 9월 기업공개(IPO)도 완료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53억달러(5조7446억)에 불과하지만 현금 보유량이 풍부하고 외부투자가 잇따라 향후 전망이 밝다는 평가다.
니우 테크놀로지는 중국의 전기 오토바이 기업으로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던 종목이다. 시가총액 규모도 22억100만달러(약 2조3864억원)로 크지 않고 아직 시장 내 존재감이 미미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세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최근 한 달 이 종목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 금액은 2632만7267달러(약 285억원)로 상위 17위로 올라선 상태다. 니우 테크놀로지는 지난 10월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종목 순매수 상위 50위권에도 들지 못했었다.
유명 종목 외에 저평가 된 미국 주식을 찾으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알리바바, 화이자, 모더나 등은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해 매수 부담이 커진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주식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저평가 우량주를 찾는 것은 좋지만 관련 정보가 지나치게 없는 해외 종목을 매수할 때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특히 증권가의 분석이 전무한 기업들에 대해선 외신 등을 통해서라도 사전에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