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 2017년부터 수원시에서 저소득층에게 행정·복지서비스를 연계해주는 계약직 통합사례관리사로 근무한 A씨는 수원시휴먼서비스센터장으로부터 "타의 모범이 됐다"며 표창장을 받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A씨는 그해 12월 정규직 전환평가에서 떨어졌다. 평소 "시키는 대로 하라"던 A씨의 상사가 낮은 점수를 줬다는 이야기를 들은 A씨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낸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기각되자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은 "수원시는 A씨를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을만한 합리적 이유가 없다"며 중노위의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 선별진료소에서 일하는 B씨는 담당 공무원 때문에 매일 같이 힘든 근무를 이어오고 있다. B씨는 "조금이라도 늦으면 인격적으로 모욕을 주고, 초과 근무를 강요한다"며 "저희들 일당보다 비싸다면서 방호복과 의료 보호 물품을 재사용하라고 압박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B씨는 방호복을 갈아입고 화장실 다녀오면 끝나는 휴식 시간이 너무 짧다고 건의했더니,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토 달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하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직장갑질119 회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갑질금지법 시행 1년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07.16 dlsgur9757@newspim.com |
공무원의 지시를 받으며 일하는 계약직, 용역·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공무원 갑질'이 심각하다며 이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공무원 갑질 제보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직장갑질119는 "상시 지속적인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모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채용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들의 갑질이 횡행하고 있다"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용역, 하청노동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공무원에게 갑질을 당해도 신고조차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적용 범위를 원청 갑질, 친인척 갑질, 입주민 갑질, 5인 미만 사업장 등으로 확대하고 처벌조항을 신설해 노동청 신고를 확대해야 한다"며 "지방정부는 공무원들의 갑질 실태에 대해 전수 조사를 벌이고,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을 실시해 직장 내에서만이 아니라 용역,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직장 갑질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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