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께 사업 재개할 듯
남북 공동발굴은 아직도 요원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군이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진행 중인 2020년 유해발굴사업을 오는 20일 종료한다.
이날 국방부는 "지난해에 이어 4월 20일부터 화살머리고지일대 우리측 지역에서 추진해 왔던 2020년 유해발굴사업을 20일 종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해발굴 작업 중인 장병. 국방부는 20일 화살머리고지 일대 우리측 지역에서 진행 중이던 2020년 유해발굴사업을 종료한다. 2021년 3월께 사업을 재개할 전망이다. [사진=국방부] |
앞서 남북 정상은 지난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를 통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의 남북공동유해발굴을 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측이 9·19 합의 이행에 전혀 호응하지 않고 있어 우리 군은 지난해 4월부터 화살머리고지 일대 우리측 지역에서 단독으로 유해발굴을 하고 있다. '남북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사전준비'라는 차원에서다.
국방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020년에도 제5보병사단장의 지휘 아래 대령급 장교를 현장지휘관으로 제5보병사단 예하부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특수기동지원여단으로 TF를 편성해 유해발굴을 진행해 왔다.
특히 이번 유해발굴에는 2018년 12월 창설된 지뢰제거전담부대인 특수기동지원여단 예하 공병대대가 참가해 지뢰 제거 및 현장 안전 확보에서 보다 효율적이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군이 2020년 유해발굴사업을 통해 발굴한 고(故) 임병호 일등중사의 유품. [사진=국방부] |
국방부에 따르면 2020년 화살머리고지 일대 우리측 지역에서 발굴된 유해는 총 330점이다. 완전유해 형태로는 143구인데, 이중 국군 전사자가 67구, 중국군 전사자가 64구로 추정된다.
유품은 총 1만 7598점 발굴됐다. 세부적으로는 국군 계급장 및 인식표, 중국군 방독면, 미군 방탄복 등 당시 전장에 참전한 군인들의 유품 106종이다.
국군 전사자 신원도 6명 확인했다.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고(故) 정영진 하사, 고 임병호 일등중사, 고 서영석 이등중사, 고 김진구 하사, 고 배석래 이등중사, 고 송해경 이등중사 등이다. 지난해 3명의 국군전사자 신원을 확인한 것까지 합하면 지금까지 총 9명의 신원이 확인된 셈이다.
다만 2년 간의 유해발굴을 통해 얻은 여러 성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무반응으로 '반쪽짜리 유해발굴 사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국방부 대북정책관실에서 북측에 제의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북측이 호응하지 않으면) 단독으로라도 유해발굴을 해서 국군 전사자분들을 찾아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유해발굴 지역이 (북측까지) 확대가 된다면 훨씬 더 많은 전사자를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통계를 내 보면 아군 전사자가 군사분계선(MDL) 북방에서 전사하신 분들도 많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유해발굴 과정 중 북한군 유해가 수습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1년에 한 번씩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파주 북한군 묘지에 관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군은 2021년 3월께 기후상황을 고려해서 유해발굴사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