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 경비 업무 등, 야당 "빼자"…여당 "넣자"
일선 경찰관, 업무 분담 불만…23일부터 국회서 본격 논의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내년부터 자치경찰이 전면 도입될 예정인 가운데 청사 경비와 노숙자 보호 등 지방자치단체(지자체) 업무가 자치경찰 임무에서 빠질지 주목된다. 여당은 지자체 행정업무 일부를 자치경찰 임무에 넣자는 관련 법 개정안을 발의한 반면 야당은 빼자는 개정안을 냈기 때문이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8일 자치경찰 도입을 골자로 한 경찰법 전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경찰 사무를 국가·자치·수사 경찰로 분리 ▲경찰청 내 국가수사본부 설치 ▲시·도자치경찰위원회 구성 등은 기존 경찰개혁 관련 법안과 차이가 없다.
눈여겨볼 지점은 자치경찰 임무와 지차체 업무에 선을 그었다는 점이다. 서범수 의원은 자치경찰이 주민 일상 생활과 관련한 사회질서 유지와 위반 행위 지도·단속을 하지만 '지자체 등 다른 행정청 사무는 제외한다'는 문구를 넣었다. 지역경비 임무는 지역축제와 같이 여러 사람이 모이는 행사 관련 교통·안전 관리로만 국한했다.
이는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여당의 경찰법 개정안과 차별화 되는 지점이다. 김영배 의원은 노숙인과 술 취한 사람, 집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며 병들었지만 보호자가 없는 사람(행려병자) 등을 보호하는 업무를 자치경찰 임무에 넣었다. 또 지역경비에 지역축제 교통·안전 관리와 함께 지자체가 관리하는 공공청사 경비도 추가했다.
아울러 서범수 의원은 시·도경찰청 직장협의회가 자치경찰 지휘부인 시·도자치경찰위원회에 위원 1명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일선 현장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도 만들었다.
자치경찰 도입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찰은 향후 업무 범위가 어디까지 정해질지 향후 정치권의 논의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일선 경찰관들은 대체로 행려병자나 노숙자 보호 등 지자체 복지 업무를 경찰이 떠맡아야 하는 상황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여전히 자치경찰과 수사경찰, 국가경찰을 한 관서에 두는 '일원화 모델'을 유지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많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제 574주년 한글날인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과 거리가 시위 및 집회 등을 차단하기 위해 통제되고 있다. 2020.10.09 kilroy023@newspim.com |
한 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은 "경찰은 당연히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지자체 업무가 자치경찰로 넘어오지 않도록 한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자치경찰을 따로 분리하지 않고 일원화한다는 모델이 아쉽다"며 "많은 경찰관들은 자치경찰 도입에 반대하지 않지만 일원화 모델에는 부정적이다"고 덧붙였다.
서울 일선 경찰서 소속 경찰관은 "경찰은 치안을 책임져야 하는데 자치경찰 업무 범위가 확대됐다"며 "이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오는 23일 법안심사 제2소위원회를 열고 자치경찰 관련 법 개정 논의를 본격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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