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코로나19(COVID-19) 백신 후보물질이 최종단계 임상시험에서 90%의 감염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양사는 최종단계 임상시험 예비 데이터를 이같이 발표하고, 지금까지 심각한 안전성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이달 말 미국 당국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자 로고와 코로나19 백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백신 개발 선두를 달리는 제약사들 중 대규모 임상시험의 성공적 데이터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또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요구하는 예방 효과율 50%를 훨씬 넘는 수준의 성공적 결과이기도 하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오늘은 과학과 인류에게 위대한 날"이라며 "우리는 전 세계 일일 확진자 수가 사상 최다를 연일 기록하고 병원 수용 능력이 한계에 도달했으며 경제활동 재개의 길이 다시 막힌 이 시점에 백신 개발에 있어 중대한 단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빌 그루버 화이자 최고 백신 과학자는 "환희의 순간"이라며 "오늘은 공중보건에 위대한 날이며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나타난 날"이라고 말했다.
화이자는 미국에서 16~85세 인구에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FDA는 자원자 약 4만4000명 중 절반에 대해 2개월 간의 안전성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는데, 화이자는 11월 말 관련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이자는 임상에 참가한 94명의 코로나19 감염 자원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잠정 데이터를 내놓았다. 분석은 이들 중 백신 접종을 받은 참가자와 위약군 그룹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화이자는 백신 접종을 받은 피험자 중 감염자 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90%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것은 감염된 94명 중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이 8명을 넘지 않는다는 의미다.
화이자는 효능을 추가 확인하기 위해 피험자 중 감염자 수가 164명으로 늘어날 때까지 임상을 지속할 계획이다. 그루버는 최근 미국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상황으로 보아 곧 그 수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데이터는 동료심사를 거치지 않았고 의학저널에 발표되지도 않았다. 화이자는 전체 임상에 대한 결과를 얻으면 이러한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올해부터 미국 정부에 총 19억5000만달러 규모인 1억회분의 백신을 공급하기로 선계약했고, 유럽연합(EU)과 영국, 캐나다, 일본과도 선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당국의 승인을 받은 후 공급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이미 백신 생산을 시작했고, 올해 2500만명의 인구에게 접종이 가능한 최대 5000만회분의 물량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 긴급사용이 승인되면 초기에는 제한된 물량만이 공급될 예정이다. 또한 면역 효과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지 등에 대한 의문도 아직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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