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조에티스(Zoetis Inc., ZTS)는 세계 최대 동물 의약품 및 백신 생산 기업이다.
미국 뉴저지주 파시파니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45개국에 지사를 두고 13개국에서 27개 제조시설을 운영 중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중남미에선 브라질이 생산 거점을 맡고 있고, 유럽에서는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노르웨이, 스페인 등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호주,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이 주요 생산 기지다.
조에티스(Zoetis)에서 '조'는 동물원(Zoo), 동물학(Zoology) 등의 단어로 익숙한 Zo에서 유래했으며, 라틴어로 '조에틱'(Zoetic)은 '생명과 관련된'이란 뜻이 있다.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동물을 키우고 보살피는 전 세계 수의사와 축산업자들을 지원하는 기업임을 의미한다고 회사는 홈페이지에 밝혔다.
이름에 걸맞게 조에티스는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약 300개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며 동물 건강에 매진해왔고, 가축과 반려동물용 의약품 매출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조에티스 [사진=업체 홈페이지] |
조에티스는 2013년 6월 미국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Pfizer, PFE)의 동물 헬스케어 사업부가 독립한 기업이다.
분사와 동시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으며, 퍼스트 호라이즌 내셔널(First Horizon National)을 대신해 S&P500지수에 포함됐다.
현재 조에티스는 소, 돼지, 가금류, 양, 어류, 개, 고양이, 말 등 8가지 동물 종을 대상으로, 동물용 백신, 항감염제, 구충제, 피부질환 치료제, 약용 사료 첨가제, 동물 건강 진단기기, 기타 의약품 등 7가지 제품 카테고리에 걸쳐 300개 이상의 제품 라인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다.
2019년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반려동물용 의약품 부문이 50%, 가축용 의약품 부문이 49%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축산업과 반려동물 시장의 규모가 큰 미국에서 매출의 절반이 넘는 51%가 나온다.
세계 인구 증가에 따라 육류 및 유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생활 수준 향상으로 반려동물 관련 지출이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 세계 동물 의약품 시장은 지난 2018년 121억 달러 규모에서 오는 2022년 214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3.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에티스 [사진=업체 홈페이지] |
동물용 의약품 시장의 규모는 인간을 위한 처방의약품 시장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장이 작다 보니 복제 약품 유입 위협이 낮은 편이고, 의료보험 적용도 안 되는 만큼 가격 인하에 대한 정부의 압력도 거의 없다.
게다가 기술적 진입 장벽이 높고, 일단 동물용 신약을 개발하면 신약의 수명이 인간용 의약품보다 길어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조에티스의 매출 기준 상위 24개 제품의 수명은 평균 30년이다.
기술적 우위로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조에티스는 동물용 의약품 시장 확대와 함께 독보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층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성이 더 커질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사람들이 집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고, 자연스레 반려동물용 용품에 관한 관심과 수요가 늘었다.
지난 4월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에 확산하자 반려동물 사료 등이 '사재기'로 품절되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영구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겠다는 기업이 속속 나오면서, 집에서 일하면서 반려동물을 돌볼 여유가 생긴 근로자들의 반려동물 입양도 늘었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산업이 코로나19 이후 수년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포춘은 올해 5월 16일 크리스틴 C. 펙 조에티스 최고경영자(CEO)의 인터뷰를 실으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봉쇄는 세계 경제를 발칵 뒤집어 놓았지만, 이로 인해 자가 격리에 들어간 미국인들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반려동물을 입양하게 됐고, 덕분에 조에티스는 소위 '순풍'을 타고 첫 번째 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조에티스 [사진=업체 홈페이지] |
조에티스는 화이자 시절부터 인수합병(M&A)을 통해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왔다.
1950년대 화이자는 옥시테트라사이클린(Oxytetracycline)을 포함한 여러 약물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화이자의 화학 엔지니어 존 맥킨이 항생물질의 일종인 옥시테트라사이클린이 가축의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걸 발견했다.
참고로 이 옥시테트라사이클린의 상품명은 우리가 안연고로 잘 알고 있는 테라마이신(Terramycin)이다.
1952년 화이자의 농업 부문은 미국 인디애나주 테레 호트에 '비고'(Vigo)라는 이름의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했고, 이후 1988년 '화이자 동물건강'(Pfizer Animal Health)으로 이름을 바꿨다.
화이자의 동물건강 사업부는 1995년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으로부터 노르덴연구소(Norden Laboratories)를 인수하면서, 백신과 소형동물 사업에 진출했다.
2003년 미국 미시간주 캘러머주에 2차 연구개발(R&D) 센터를 개설했고, 같은 해 미국 제약사 파마시아(Pharmacia Corporation)를 600억 달러에 인수해 항생제, 진통제, 관절염 치료제 부문을 강화했다.
2007년 가축 백신 회사인 엠브렉스(Embrex)를 인수해 가금류 백신 사업에 진출했다.
2008년 캐타펄트 제네틱스(Catapult Genetics)와 보비젠(Bovigen) 등을 인수해 가축용 유전자 치료 사업 부문을 강화했다.
2012년 화이자는 동물건강 사업부를 분사할 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분사될 회사의 이름을 조에티스로 명명했다.
조에티스의 매출은 화이자에서 분사되기 전인 2011년 42억 달러, 2012년 43억4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2013년 화이자에서 분사한 조에티스는 2015년 어류 치료제 개발업체인 파마크(Pharmaq)를 인수했다.
2017년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넥스벳(Nexvet)을 인수했다.
2018년 세계 2위 수의사용 진단기기 기업 에이백시스(Abaxis)를 인수하며 진단 부문 파이프라인을 보강했다.
조에티스 [사진=업체 홈페이지] |
12월이 결산월인 조에티스는 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 2019 회계연도 기준으로 매출액이 전년 대비 7.5% 증가한 62억6000만 달러, 영업이익이 12.5% 증가한 21억9000만 달러, 순이익이 5.02% 증가한 15억 달러, 희석 EPS가 6.1% 증가한 3.11달러를 기록했다.
분기 단위로 지급하는 조에티스의 배당금은 최근 1년간 총 0.80달러, 배당수익률은 0.51%이고, 7년째 배당금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배당성장률은 17.9%이다.
주가수익비율(PER)은 48.33배로 인간을 위한 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약사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반려동물 시장의 추가 성장 가능성과 높은 진입장벽, 업계 1위로서 조에티스의 지위를 고려하면 지나치게 비싼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20년 11월 2일 현재 조에티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74% 오른 162.8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753억3000만 달러다.
52주 최고가는 168.96달러이고 최저가는 90.14달러다.
최근 5년간 조에티스의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2016년 2월 중순 38달러를 저점으로 4년간 꾸준히 상승해서 2020년 초 저점 대비 280% 가까이 상승한 143달러를 넘어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3월 말 100달러 선까지 급락한 후 빠르게 반등했고, 7월 말 150달러를 넘어섰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발표된 조에티스에 대한 20건의 월가 투자의견을 종합하면 '비중확대'이다.
'매수' 의견을 제시한 투자은행(IB)이 11곳으로 가장 많았고, '보유' 의견이 7곳이었다. '비중확대'와 '매도' 의견도 각각 1곳씩 있었다.
향후 12개월 목표주가는 최고 192달러, 최저 159달러, 평균값 176.27달러이다.
IB들은 조에티스의 이번 회계연도 순익 전망치를 주당 3.64달러로 내다봤으며, 다음 회계연도는 4.17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kimhyun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