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거 당일과 이후 폭력 사태가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심화되며, 미 전역의 경찰 병력이 초긴장 상태에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큰 격차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따돌리고 있지만 일부 경합주에서는 격차가 좁혀지는 등 여전히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차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해, 선거 후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따라 트럼프 과격 지지자들이 무력 행위를 불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알렌타운 로이터=뉴스핌] 김민정 기자 = 29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알렌타운의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2020.10.30 mj72284@newspim.com |
이에 미 경찰은 바이든과 트럼프 지지자들 간 물리적 충돌을 비롯해 불법 무장단체의 갑작스런 돌격, 사이버공격, 심지어 폭탄 공격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비하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에서 대테러 조정자를 지냈던 존 코언은 "미국 사회가 역대급으로 분열돼 수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이처럼 복잡하고 역동적이고 위험한 선거 환경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뉴욕과 디트로이트, 시카고, 휴스턴, 로스앤젤레스, 라스베가스 등 대도시 경찰은 투표소로 향하는 유권자들을 겁주지 않는 방식으로 최대한의 병력을 배치하기 위해 고심하는 한편 투표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강경한 경고를 재차 내보내고 있다.
특히 미시건과 위스콘신, 플로리다,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과거 급진 좌파 활동가들과 극우 무장 단체들이 출몰한 바 있으며, 미시건에서는 지난 10월 초 불법 무장단체 소속 남성 14명이 체포돼 그레첸 휘트머 미시건 주지사 납치를 공모하는 등 폭력행위를 음모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뉴욕시는 투표소 1201곳 전체에 최소 1명씩 경찰 병력을 배치하고 수백명의 병력이 대기할 예정이다. 시카고 경찰은 휴가를 반납하고 근무시간을 하루 12시간으로 연장했다.
각 도시들은 폭동이나 약탈에도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비벌리 힐스의 로데오거리 상점들에 당분간 폐쇄 조치와 함께 창문을 판자로 막아놓는 등의 약탈 대비 조치를 권고했다.
대다수 경찰 관계자와 극단주의 전문가들은 명확한 대선 승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1월 3일 선거 당일보다 선거 이후가 더욱 우려스럽다고 내다봤다.
일부 극우주의 세력은 이번 선거를 폭력을 조장하고 내전이라는 목표로 향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미국 남부빈곤법률센터의 극단주의단체 분석가인 캐시 밀러는 "극우 세력에게 이번 대선은 진정한 발화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 및 오프라인 포럼에서 민병대 형태의 불법 무장단체가 자주 등장해 '11월 3일이 지나면 싸울 준비를 하라'는 등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극우 세력의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밀러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우파 언론이 투표 조작이나 선거 부정 가능성을 띄우면 폭력사태가 촉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아트 아체베도 휴스턴 경찰총장은 "경찰에 몸 담은 세월 동안 일반 시민들로부터 투표하러 가도 안전하냐는 질문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직 대통령이 이미 대선 결과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한다면 그의 지지자들은 실제로 투표 조작이 있었다고 믿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볼 때 선거 이후 국면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 비벌리 힐스에 위치한 윌셔 호텔이 미국 대선 이후 폭동과 약탈 우려에 창문을 판자로 모두 막아놓았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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