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 지속된 정치적 파국에 대한 실마리 제공
"시위자들 사랑한다"는 발언 두 번 반복 '이례적'
[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사상 최대 규모의 민주화 시위에 직면해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이 '우리는 타협의 나라'라며 성난 시위대에 타협을 촉구했다. 태국 국왕으로서 보기 드문 공개된 발언으로 평가된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국왕은 전날 지지자들과 인사하는 자리에서 영국의 채널4의 '민주화 요구 시위대와의 대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태국은 타협의 나라"라고 답하면서 여지를 확인했다.
수개월간 지속된 정치적 파국에 대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왕은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위자들을 사랑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어떤 말도 하지 않던 국왕은 이번에는 이 말을 두 번이나 반복했다.
일주일 전에 공개된 방콕의 한 대학교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참가자 62%는 현재 태국의 시위의 원인은 쁘라윳 짠오차 현 태국 총리라고 지목했다.
태국통화 바트화와 주식시장이 올해들어 아시아국가들 가운데 최악을 기록하면서 태국의 정치적 불안이 더욱 커졌다. 시위자들은 보다 민주적인 헌법과 국왕의 보다 큰 책임을 요구하며 지난 수개월간 시위를 펼쳐왔다.
앞서 쁘라윳 총리는 금요일 자신을 물러나게 할 쿠데타 루머에 대해 "어느 누구도 쿠데타를 원하지 않는다"며 "한번도 쿠데타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으며 우리는 현재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토록 조심스럽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쁘라윳 총리는 지난 2014년 쿠데타를 통해 선거에서 총리로 당선된 후 이후 6년간 집권하고 있다.
[방콕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1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왕궁에서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과 수티다 왕비가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0.11.02 007@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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