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R&D... 약 14년 간 매출 대비 13% 투자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한올파이오파마(이하 한올)의 바이오 신약 HL161과 HL036이 임상 후기 단계로 접어들면서 지난 14년 간 투자한 신약 R&D(연구개발) 성과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HL161은 중증근무력증과 혈소판감소증에 대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이고, HL036은 안구건조증 치료제다.
한올은 지난 2007년 이후 매년 매출액 대비 평균 13% 가량을 R&D에 투자해왔다. 상장 제약사의 평균 R&D 투자율은 매출액 대비 6~7% 수준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그동안의 공격적인 R&D 투자 성과가 곧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로고=한올바이오파마] |
한올은 지난 1973년 설립 이래 각종 의약품 생산 및 판매를 도모해왔다. 국내 제약 시장이 지속적인 약가 인하 압력과 다국적 제약사의 지배력이 커지며 국내 제약사들의 수익구조가 악화되자 신약 개발 쪽으로 눈을 돌렸다.
바이오신약 개발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것은 지난 2007년이다. 바이오연구소를 설립하면서 대한민국 개발 2호 신약이자 바이오신약 1호인 'EGF 외용액(1997년 허가)' 개발을 주도했던 박승국 박사(현 대표이사)를 포함한 연구진을 영입했다. 2010년에는 사명을 한올제약에서 한올바이오파마로 바꿨다.
성과는 약 10년 만에 나타났다. 2017년 한올은 스위스와 중국 등에 대규모 기술수출을 이뤄냈다. 스위스 로이반트(Roivant)에 5억 250만 달러(약 6천억 원) 규모로 HL161의 북미, 유럽 등 지역의 판권을 부여했고, 중국의 하버바이오메드(Harbour BioMed)에도 HL161과 HL036을 중국 지역에서 개발하고 상업화할 권리를 8100만 달러(약 970억 원)에 넘겼다.
스위스 로이반트가 HL161의 전담 개발을 위해 2018년에 설립한 회사인 이뮤노반트(Immunovant)는 ▲중증 근무력증 ▲갑상선 안병증 ▲온난항체 용혈성빈혈의 3개 적응증에 대한 임상 2상을 글로벌 지역에서 수행하고 있다. 올해는 갑상선 안병증과 중증 근무력증 임상 2상에서 뛰어난 임상 결과를 발표해 주목 받았다. 나스닥에 거래되는 이뮤노반트의 기업 가치는 연초 1조 원에서 현재 4.8조 원으로 4배 이상 상승했다.
하버바이오메드 역시 중국에서 HL036으로 안구건조증 임상 3상과 HL161의 4개 자가면역질환 적응증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한올 측에 따르면 HL036과 HL161의 중국 지역 매출이 기대되며 비상장회사인 하버바이오메드의 가치는 1조 원 이상으로 전해진다. 지난 8월 홍콩 주식시장에 기업공개(IPO)를 신청하며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HL161은 내년 상반기에 중증 근무력증 임상 3상을 시작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위한 마지막 단계에 돌입한다. 미국의 구겐하임 증권사(Guggenheim Securities)는 이번 달에 분석보고서를 통해 HL161의 전 세계 매출액이 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올 관계자는 "장기간에 걸친 적극적인 R&D 투자가 성공적인 바이오 신약 개발로 성과를 맺고 있다"며 "현재 글로벌 임상 중인 파이프라인들이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결실을 맺을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어 투자를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