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잇따르자 식재, 베어 내기 반복
[전주=뉴스핌] 홍재희 기자 = 전북 전주시가 미세먼지 저감 등을 위해 천만그루 나무심기를 추진하면서 마구잡이식 수종 선택으로 다 자란 가로수를 교체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일부 수종의 가로수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꽃가루 등에 따른 민원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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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스핌] 홍재희 기자 = 전주 도심에 은행나무 가로수가 즐비하게 서있다. 2020.10.14 obliviate12@newspim.com |
14일 전주시에 따르면 정원도시를 만들기 위해 사업비 2300억 원을 들여 지난 2018년부터 2026년까지 공원 조성, 가로수, 녹지 등에 천만그루 나무심기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악취와 꽃가루 날림 등에 대한 시민요구가 높아지면서 은행나무 관련 시민불편 민원이 지난 2018년 125건, 지난달만 해도 20건이 접수됐다.
악취로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는 암 은행나무는 시내 47개 노선에 은행나무 전체의 34%인 4255그루가 식재돼 있다.
시는 은행나무 열매로 인한 악취 민원을 해결키 위해 1억400만 원을 들여 이달 말부터 서신동 일대의 암 은행나무 66주를 수 은행나무로 교체에 나섰다.
꽃가루 알레르기 유발나무로 민원이 빈번한 왕버들나무도 보호수 26주, 노거수 74주 등 100주 이상이 있다. 또 알레르기 유발나무로 알려진 단풍나무·왕버들·팽나무·소나무도 있다.
시는 지난해 5월 전통숲 복원을 위해 전미동 숲거리에 대형 왕버들나무 2주를 식재한 반면, 평화동 지역은 꽃가루 등에 따른 민원으로 왕버들나무 15주를 베어냈다.
전주시내 가로수는 288개 노선에 시목인 은행나무 1만2441주를 비롯 느티나무, 벚나무, 이팝나무, 단풍나무, 회화나무, 낙우송 등 26종 6만4040주가 식재돼 있다.
전주시에는 수목과 관련해 도시공원위원회와 도시림 조성‧관리 심의위원회가 구성돼 있으나 적합성만 판단할 뿐 유해성 여부는 판단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14년~2016년에도 한 그루 당 100~150만 원을 들여 공구거리·풍남문 로터리의 암은행나무 45그루 교체 사업을 추진했다.
진영문 산림기술사는 "천만그루 나무심기를 추진하면서 관리가 어려운 난대림을 심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가시나무 등을 심어 베어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전주라는 기후특성을 살릴 수 있는 향토수종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역전문가 참여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남숙 전주시의원은 "우선 보기 좋은 수목을 식재하기보다 시민들 건강과 보행환경을 생각해 수종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경훈 천만그루정원도시과 기획팀장은 "나무식재 수요를 예산·인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은행나무의 경우 수나무로 교체해 악취 민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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