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9일 광화문 일대 차벽 설치·검문…일부 통행 제한
집회금지에 8·15 비대위 등, 기자회견 열고 정부 규탄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경찰이 한글날인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 경찰버스로 차벽을 설치해 불법 집회를 차단한 가운데 일부 보수단체들은 집회 대신 서울 곳곳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집회금지를 비판했다.
◆ 광화문 일대 개천절보다 완화된 차벽 설치…일부 통행 제한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광화문 일대에 차벽을 설치하고 주변을 지나는 차량과 시민들에게 통행을 안내했다. 다만 지난 3일 개천절과 달리 광화문 광장을 둘러싼 차벽은 세우지 않고 철제 펜스를 설치해 안쪽 진입만 통제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제 574주년 한글날인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과 거리가 시위 및 집회 등을 차단하기 위해 통제되고 있다. 2020.10.09 kilroy023@newspim.com |
경찰은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종로~율곡로 구간을 오가는 셔틀버스 4대를 배치해 운영했다.
아울러 현장에 경찰 90명을 투입해 광화문 광장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에게 일부 통제 구간과 우회로를 안내하고 방문 목적과 신원 등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 광화문 주변 일부 인도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1·2호선 시청역 일부 출입구는 통행이 금지됐다. 다만 광화문 주변인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3호선 경복궁역, 5호선 광화문역 등은 무정차 없이 정상적으로 운행됐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한글날 집회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될 우려가 있으면 광화문 주변 지하철역 4곳에서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서울 시내 진입로에 설치된 차량 검문소는 57곳으로 개천절 90곳보다 줄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제 574주년 한글날인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이 시위 및 집회 등을 차단하기 위해 경찰 버스로 통제되고 있다. 2020.10.09 kilroy023@newspim.com |
◆ 도심 집회금지…보수단체, 기자회견 열고 정부 반발
경찰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이날 서울 도심에서 집회하겠다고 신고한 1220건 가운데 10인 이상 집회를 신고한 단체 등 총 139건에 대해 집회금지를 통고했다.
특히 광복절 집회 참가자로 구성된 8·15 집회참가자 국민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등 보수 단체들이 신고한 광화문 집회는 법원이 전날(8일) 이들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면서 금지됐다.
8·15 비대위는 대신 이날 오후 종로구 보신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회를 통제한 정부와 경찰을 비판했다. 현장에는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주도했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측 변호인인 강연재 변호사도 참석했다.
강 변호사는 '집회 전면금지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기를 포기한 행위이며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집회의 자유라는 두 가지 목적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 목사의 입장문을 대독하기도 했다.
또 최인식 8·15 비대위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광화문 포시즌즈 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회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주요 수단 중 하나인데 법원에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정치 판결을 했다"고 반발했다.
한편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개천절에 이어 허가된 9명 이하 소규모 차량시위가 이어졌다.
보수단체 애국순찰팀은 이날 오후 12시경 수원역을 출발해 오후 1~2시께 우면산터널을 통해 서울에 진입했다. 이들은 서초구(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택 주변)와 광진구(추미애 법무부 장관 자택 주변) 일대를 지나갔다.
아울러 우리공화당 서울시당은 송파구 종합운동장과 잠실역 주변을 통행하면서 차량시위를 진행했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서울 도심에서 불법 집회를 강행할 경우 신속히 해산하고 코로나19 환자 발생 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