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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모이 원고, 조선말 큰사전 원고 보물 지정 예고

기사입력 : 2020년10월08일 16:41

최종수정 : 2020년10월08일 16:41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8일 열린 제5차 문화재위원회 동산문화재분과 회의 결과에 따라 국가등록문화재 제523호 '말모이 원고'와 국가등록문화재 제524-1호, 542-2호 '조선말 큰사전 원고'를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 예고한다고 8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독립운동 사료를 포함한 근현대문화유산에 대한 적극적인 역사·학술적 가치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2019년부터 자문회의 등에서 국가등록문화재를 대상으로 이를 검토했다. 그 결과 '말모이 원고' 등 총 9건의 문화재가 지정조사 대상으로 선정돼 올해부터 조사를 진행했고 그 첫 결실로 우리말과 관련됨 국가등록문화재 2종이 보물 지정 예고 대상에 올랐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말모이 원고 [사진=문화재청] 2020.10.08 89hklee@newspim.com

두 건 다 일제강점기에 우리 말을 제켜낸 국민적 노력의 결실을 보여주는 자료이며 대한민국 역사의 대표성과 상징성이 있는 문화재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말모이 원고'는 학술단체인 '조선광문회' 주관으로 한글학자 주시경(1874~1914)과 그의 제자 김두봉(1889~?), 이규영(1890~1920), 권덕규(1891~1950)가 집필에 참여해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사전 '말모이'의 원고다. '말모이'는 말을 모아 만든 것이라는 의미로 오늘날 사전을 의미하는 순우리말이다. 주시경과 제자들은 한글을 통해 민족의 얼을 살려 나라의 주권을 회복하려는 의도로 '말모이' 편찬에 매진했다.

'말모이 원고' 집필은 1911년 처음 시작된 이래 주시경이 세상을 떠난 1914년까지 이뤄졌다. 본래 여러 책으로 구성됐을 거로 추정되나 지금은 'ㄱ'부터 '걀죽'까지 표제어로 수록된 1권의 책만 남아있다. '말모이 원고'는 250자 원고지에 다정한 붓글씨체로 쓰여있고 '알기' '본문' '찾기' '자획 찾기'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

'말모이 원고'의 가장 큰 특징은 옛것과 새것이 혼합된 듯 고서와 판심제를 본 때 그 안에 '말모이'라는 서명이 새겼고 원고지 아래 위에 걸쳐 해당 면에 수록된 첫 단어와 마지막 단어, 모음과 자음, 받침, 한문, 외래어 등 표기 방식이 안내돼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조선어학회 한글사전 편찬 모습 [사진=문화재청] 2020.10.08 89hklee@newspim.com

1914년 주시경이 세상을 떠난 뒤 1916년 김두봉이 이 '말모이 원고'를 바탕으로 문법책인 '조선말본'을 간행하기도 했으나 김두봉이 3.1운동을 계기로 일제의 감시를 피해 상해로 망명하고 이규영도 세상을 떠나면서 이 원고는 정식으로 출간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조선어학회의 '조선말 큰사전'으로 편찬돼 이어져 우리말 사전 간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데 결정적인 디딤돌이 됐다.

'말모이 원고'는 현존 근대 국어사 자료 중 유일하게 사전 출판을 위해 남은 최종 원고라는 점, 국어사전으로서 체계를 갖추고 있어 우리 민족의 독자적인 사전 편찬 역량을 보여주는 독보적인 자료라는 점, 그리고 단순한 사전 출판용 원고가 아니라 일제강점기 우리말과 글을 지키려 한 노력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역사적․학술적 의의가 매우 크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조선말 큰사전 원고(등록 제524-1호)한글 설명 부분 [사진=문화재청] 2020.10.08 89hklee@newspim.com

'조선말 큰사전 원고'는 한글학회 전신인 조선어학회에서 1929~1942년에 이르는 13년간 작성한 사전 원고의 필사본 교정지 총 14책이다. (사)한글학회(8책), 독립기념관(5책), 개인(1책) 등 총 3개 소장처에 분산돼 있다. 특히 개인 소장본은 1950년대 '큰사전' 편찬원으로 참여한 고 김민수 고려대 교수의 유족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말 큰사전 원고'와 '범례'와 'ㄱ' 부분에 해당하는 미공개 자료로서 이번 조사 과정에서 발굴해 함께 지정 예고하게 됐다.

'말모이 원고'가 출간 직전 최종 정리된 원고여서 깨끗한 상태라면, 이 '조선말 사전 원고' 14책은 오랜 기간 동안 다수의 학자들이 참여해 지속적으로 집필․수정․교열 작업을 거쳤기 때문에 손때가 묻은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의 증거물로 일본 경찰에 압수되었다가 1945년 9월 8일 경성역(지금의 서울역) 조선통운 창고에서 우연히 발견돼 이를 바탕으로 1957년 '큰 사전'(6권)이 완성되는 계기가 됐다.

'조선말 큰사전 원고'는 철자법, 맞춤법, 표준어 등 우리말 통일사업의 출발점이자 결과물로서 국어사적 가치가 있지만, 조선어학회 소속 한글학자들 뿐 아니라 전 국민의 우리말 사랑과 민족 독립의 염원이 담겨있었다는 점에서 더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말모이 원고' 및 '조선말 큰사전 원고'의 보물 지정 예고를 시작으로 역사·학술적 중요성이 널리 인정된 국가등록문화재 등 가치를 적극적으로 재평가해 이를 국보·보물 지정 대상에 포함시킴으로써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제도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물로 지정 예고한 '말모이 원고' 등 2종 4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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