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병 "국감 이후 10월말 개각 적기…5~6명 수준 예상"
이종훈 "강경화 건 레임덕 일부…임기초에는 없었을 일"
엄경영 "법률적 책임 아닌 정치적 책임…11월 교체 적기"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의 '외유 논란'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이 연내 증폭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국정 운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는 임기 후반에서 인적교체 쇄신 카드로 반전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치 평론가들은 개각의 적기는 국정감사(10월7일~26일)가 끝나는 10월 말로 점쳤다. 특히 일부에서는 규모가 5~6명이 될 것이라고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국무회의실로 입장하고 있다. 2020.10.06 yooksa@newspim.com |
◆ 강경화 발(發) 개각설 또 고개…靑은 일단 '쉬쉬'
문 대통령이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은 추석 전부터 제기돼 왔다. 지난 8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 이른바 '일괄사의'로 시작된 청와대 수석 인사가 마무리되고 개각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는 평가였다.
하지만 일련의 관측은 결국 '헛발질'로 끝났다. 대신 광복절 집회 발 코로나19 재확산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복무 특혜 논란, 해수부 공무원 북한 총격 사망 사건 등 다른 이슈가 개각설을 덮었다.
이 중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 자체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추 장관 논란은 검찰이 '외압이나 청탁이 없었다'는 판단을 내리며 사실상 일단락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코로남불'이라는 조어가 생길 정도로 강경화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요트를 구입하기 위해 미국으로 여행을 떠난 사실이 알려지며 다시금 문재인 정부의 인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는 관측이다.
청와대는 개각설을 부인하는 기류가 감지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일명 '원년 멤버'들이 개각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해외 공관과 화상 연결을 확인 하고 있다. 2020.10.06 leehs@newspim.com |
◆ 박상병 "국정감사 끝나는 10월 말이 개각 적기…5~6명 수준 될 듯"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는 제대로 된 야당만 있었다면 바로 레임덕"이라며 "제대로 된 야당이 없기 때문에 레임덕까지는 안가고 각종 이슈로 인한 어려움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럴 때 돌파를 모색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카드는 국정쇄신이라는 이름의 인적쇄신"이라며 "타이밍은 국정감사가 끝나는 10월 말이 적기"라고 했다.
박 교수는 개각 규모를 5~6개로 전망하며 "내년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앞으로 남은 1년 반 동안 문재인 정부 임기 말기를 책임질 수 있는 핵심적인 정부 각료들을 이번 기회에 쇄신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정치권 안팎에서는 강경화 장관을 비롯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빅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원년 멤버와 서울시장 보궐 선거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검찰 개혁 절차가 마무리 될 경우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물러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임기가 2년 넘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통상부 장관, 다음 달 임기가 2년이 되는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개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7일 부산 누리마루에서 열린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에서 메콩강 유역 국가 정상 영접을 위해 정문으로 향하고 있다. 왼쪽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사진=뉴스핌 DB] |
◆ 이종훈 "강경화 건은 레임덕 일부…임기 초반에는 애초에 없었을 일"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사실 (지난 8월) 청와대 참모진을 교체할 때가 개각을 단행 할 타이밍이었다"며 "그런데 추미애 장관 등의 이슈와 대체자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바뀌지 않은 사실은 결국 장관들 일부를 교체를 하긴 해야한다는 것"이라며 "추미애, 박영선, 김현미 등 일단 정치권에서 나간 선수들은 되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개각 시점에 대해 "(인사권자의 마음이니) 언제든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도 "빨리 한다고 하면 국정감사를 끝내놓고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아울러 강경화 장관 남편 외유 논란에 대해서는 "레임덕의 일부라고 봐야 한다"며 "문 대통령 임기 초반이었으면 애초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남편이 (해외로) 못나가게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6일 인천공항 입국장에 방역 관계자들이 자리하고 있다.[사진=뉴스핌 DB] |
◆ 엄경영 "법률적 책임 별개로 정치적 책임 있어…10월말 11월 초가 교체 적기"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북한 피격 사건과 추미애 장관 아들 의혹 등 여러 악재가 쌓여있는 과정 속에 나름 대통령 지지율은 선방하고 있지만 국민 피로도는 점증하고 있다"며 "법률적 책임과 별개로 정치적 책임이라는 게 있다. 행위 자체가 불법이 아니더라도 국민이 책임을 지라고 하면 그게 정치적 책임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엄 소장은 "집권 후반기인 문 대통령이 (장관) 인사를 하면 사실상 마지막 인사"라며 "12월 국회 예산심사를 감안한다면 10월말 11월 초 교체가 적기"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한 개각 규모에 대해서는 "정기국회 과정이라 대폭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장수 장관과 복지, 외교를 포함해 플러스 1~2명 정도가 될 듯"이라고 말했다.
엄 소장은 국토부 장관 교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부동산 대책이 조금 안정되는 분위기라 당장 바꾸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연말 연초 동향을 보고 교체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