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섬망·무반응...32%만 공과금납부 등 일상활동 가능"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약 3분의 1이 혼란·섬망·무반응 등 정신 기능의 변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날 '임상·중개 신경학회보(ACTN)'에 게재된 연구 논문을 인용해 이렇게 전하고, 정신 기능이 변화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3배 오래 병원에 머물렀다고 보도했다.
의학적으로 정신 기능에 변화가 생겨 나타나는 증세를 뇌병증이라고 한다. 그 증상으로 주의력·집중력·단기 기억력·방향감각 등의 상실이 동반되거나 과민증이나 무반응, 혼수상태 수준의 의식이 나타난다.
[베를린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독일 베를린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COVID-19)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고 있다. 2020.04.21 gong@newspim.com |
관련 연구는 올해 3월5일부터 4월6일까지 입원한 시카고에 위치한 10개 병원에 509명의 환자의 기록을 토대로 이뤄졌다. NYT는 현재까지 미국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신경학적 증상 연구 중 규모가 가장 크다고 했다.
선임 논문 저자인 노스웨스턴 메디슨의 이고르 코랄닉 박사는 논문에서 뇌병증 환자의 32%만이 퇴원 후 요리나 공과금 납부 등 일상 행위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뇌병증이 없는 환자의 89%는 도움 없이도 일상 행위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고 NYT는 전했다.
또 논문에서는 뇌병증 환자의 사망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7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랄닉 박사는 "뇌병증은 뇌에 이상이 있다는 뜻의 일반적 용어"라며, 다른 질병에 의해서도 발생하기도 한다고 했다.
현재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뇌세포 직접 공격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은 부족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뇌세포를 직접 공격했다기보다 감염에 따른 염증 및 면역체계 반응이 뇌에도 영향을 미쳐 신경학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봤다.
논문에서 언급된 162명의 뇌병증 환자는 고령이거나 남성이 대부분이다. 또 이들은 신경 장애, 암, 뇌혈관 질환, 만성 신장 질환, 당뇨병, 고콜레스테롤, 심부전, 고혈압 등 기저질환을 갖고 있거나 흡연자인 경우가 많았다.
일부 전문가는 코로나19 감염됐다가 치료를 받고 퇴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정신 기능이 변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담당 의사들은 현재 그가 신경학적 증상을 보인다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NYT는 전했다.
코랄닉 박사는 환자의 정신 상태를 이번 논문을 바탕으로 추측하는 것에 대해 신중을 기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개인의 건강 기록을 더 많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디트로이트 시민들이 무료로 시행하는 코로나19 감염 여부 및 항체 검사를 받기 위해 몰려들었다. 2020.04.28 [사진= 로이터 뉴스핌] |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