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명절, 항공유·휘발유 등 수송연료 소비 증가 기대
방문 자제 현실화·원거리 이동 제한으로 수요 급감 우려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 지난해 2조 적자 '허우적'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상반기 역대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정유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눈물 마를 날 없는 한해를 보내고 있다. 실적 개선에 희망을 가졌던 3분기도 반전 없이 지나갔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추석 연휴 '민족대이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명절 특수'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 4사의 3분기 실적이 기대했던 만큼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4사 CI. [사진=각사] |
정유업계는 통상 실적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사이클을 갖고 있어 상반기 '최악'을 기록한 만큼 하반기에는 만회하는 시간을 갖게될 것이라고 기대해왔다.
그러나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9월 29일 기준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295억원, 200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78%, 13.09%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 조치로 항공유·휘발유·경유 등 운송용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정제마진 개선이 지연된 결과다.
이와 함께 9월 넷째주 국내 정유사들이 기준으로 삼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5달러를 기록했다. 9월 첫째주와 둘째주 각각 -0.8달러와 -0.1달러를 이어가다가 셋째주 0.6달러로 기록하며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로 그 밑으로는 팔면 팔수록 손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부가 지역 간 이동 최소화를 위해서 2017년부터 면제된 명절기간 고속도로 통행료를 유료로 전환한다. 또한 이번에 발생한 통행료 수입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29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요금소를 지나가고 있다. 2020.09.29 leehs@newspim.com |
추석이지만 예년과 같은 '명절 특수'도 기대하기 어렵다. 국내 '민족대이동'이 자제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추석 연휴 고향을 찾는 방문객이 작년보다 약 30%가량 줄어든 2759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과 설과 추석 명절때 항공유·휘발유·경유 등 수송용 석유제품 소비가 크게 증가한다"면서 "방문 자제가 현실화되고 (국내외 여행 등) 원거리 이동이 제한된다면 소비가 많이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제마진 악화와 수요 감소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유업계는 상반기 국제유가 폭락 여파와 코로나19까지 겹쳐 4사 합산 5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적자 규모가 2조2000억원으로, 지난 한해 동안 벌어들인 이익(1조2693억원)을 넘어 허우적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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