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지난 18일 세상을 떠난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후임으로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고법판사를 지명했다. 자녀 7명을 둔 48세의 배럿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배럿 판사를 차기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훌륭하고 재능 있는 인재를 대법원에 임명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그는 비할 데 없는 성과와 대단한 지적 능력, 휼륭한 자격과 헌법에 대한 변치 않는 충성심을 갖춘 여성"이라고 강조했다.
배럿 지명자는 "나는 미국을 사랑하며 미국의 헌법을 사랑한다"면서 "대통령이 보여준 신뢰를 매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원에서 주도권을 가진 공화당은 오는 11월 3일 대선 전 배럿 판사의 인준 절차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CNN과 정치전문매체 더힐(The Hill)에 따르면 공화당은 내달 12일 배럿 판사에 대한 대법관 인준 청문회를 열고 같은 달 29일 인준 절차를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자.[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9.27 mj72284@newspim.com |
긴즈버그의 사망 당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를 인준하겠다고 밝힌 미치 매코널(공화·켄터키)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2016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의 사망 이후 메릭 갈란드를 지명하려고 하자 차기 대통령이 그의 후임을 지명해야 한다며 반대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 차례 이번 대선에서 패배 시 불복할 의사를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미국 역대 최대 규모의 우편투표가 진행되면서 선거 결과가 왜곡될 가능성을 주장해 왔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가 결국 연방대법원까지 가게 될 것이라며 긴즈버그의 사망으로 생긴 공석을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명의 대법관을 지명한 리처드 닉스 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3명의 대법관을 지명하게 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닐 고서치, 브렛 캐버너 대법관을 임명했다. 배럿 판사의 인준에 성공하면 미 대법원은 보수 대 진보 6 대 3의 구도를 갖추게 돼 보수 성향을 굳히게 된다.
민주당은 '탄핵' 카드까지 언급하며 대선을 30여 일 남긴 채 이뤄지는 대법관 지명을 비판해왔다.
배럿 판사는 뉴올리언스주에서 7명의 자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배럿 판사는 자신의 신앙이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미 대법관은 종신직이며 배럿 판사가 임명되면 현 대법원에서 가장 젊은 대법관이 된다.
지난주 췌장암으로 별세한 긴즈버그 대법관은 미국에서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자유 진영의 우상으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마지막 날이 다가오면서 손녀에게 자신의 후임을 차기 대통령이 임명하기를 바란다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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