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반도체 회사 퀄컴이 미국 정부의 거래제한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기 위해 미국 정부에 라이선스 승인을 요청했다고 23일(현지시간) 화웨이가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궈 핑 화웨이 순환 회장은 23일(현지시간) "퀄컴은 지난 10년 이상 언제나 화웨이의 중요한 파트너였다"면서 "퀄컴이 화웨이에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얻기 위해 미국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라이선스를 얻게 되면 우리는 퀄컴 반도체를 공급받아 스마트폰 생산에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퀄컴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어 "미국이 계속 우리를 공격하며 우리 생산과 운영에 중대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며 "우리는 9월 중순에 반도체를 마지막으로 공급받았고, 현재 세부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5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와 수십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목록에 올렸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이들 중국 업체와 거래를 하려면 정부의 사전 승인을 얻어야 한다.
또한 미국 상무부는 지난 15일자로 미국 기업뿐 아니라 미국 기술을 사용하는 전 세계 모든 반도체 기업은 사전 허가를 받은 후에만 화웨이와 거래할 수 있다는 조치를 내렸다.
사실상 화웨이의 반도체 공급줄을 모두 차단하려는 조치로, 화웨이는 실제로 반도체를 공급받을 수 있는 선택지가 극히 제한된 상태에 직면했다.
화웨이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에서 자체 스마트폰 반도체 '기린'을 설계해 상황을 돌파해 보고자 했으나, 기린의 생산은 대만 협력업체 TSMC가 맡고 있어 15일부터 이것마저 공급이 중단됐다.
퀄컴은 TSMC의 공급마저 차단된 틈을 타 미 정부로부터 라이선스 승인을 받아 화웨이와 거래를 재개할 수 있다면 매출이 크게 신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8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퀄컴이 화웨이 공급 재개를 위해 미국 정부에 로비활동을 벌여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퀄컴은 정부 대상 프레젠테이션에서 거래제한 조치로 퀄컴은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경쟁사들에게 그냥 넘겨준 셈이 됐으며, 당시 분기 실적 악화는 화웨이와의 거래제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인텔은 이미 화웨이에 일부 제품을 계속 공급할 수 있는 라이선스 허가를 받았다고 인텔 대변인이 22일 밝혔다.
이에 앞서 중국 업체이면서도 미국 기술을 기반으로 반도체를 생산하던 SMIC(중신궈지·中芯國際)도 지난주 미국 정부에 화웨이와의 거래 승인을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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