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수도권 자영업자 충격 확대
숙박·여가·교육·운수 등 대면서비스 하락세 심화
"아직까진 전망경로상...성장률 전망 조정 가능성↓"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한국은행이 민간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소비부진이 경기 악순환을 부추기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영향으로 민간소비 회복세가 약해진 가운데 수도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충격은 지난 3월보다 컸다.
22일 한은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워크숍에서 '최근 소비동향 점검 및 향후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이날 워크숍에서 "보통 경제위기 때 소비가 경기 완충 역할을 하며 경기 하락을 막아줬다"며 "그러나 감염증 확산 사태에서는 이동제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소비 부진이 경기침체의 악순환 고리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최근 소비동향 점검 및 향후 리스크 요인'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2020.09.22 lovus23@newspim.com |
실제로 민간소비는 1분기 중 전년동기대비 6.5% 감소했다. 외환위기 이후 감소폭은 최대 수준이었다. 2분기 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세제혜택 등 정부 지원으로 반등을 이뤘지만 여전히 서비스 소비가 미약했다.
3분기 전망 역시 어둡다. 한은이 소상공인 업황을 따로 모니터링한 결과 소상공인 매출액은 2차 확산(8월 첫째주~9월 둘째주) 당시 전년동기대비 24.9% 하락했다. 이는 1차 확산(2월 둘째주~3월 셋째주) 당시 -28.9%와 거의 맞먹는 낙폭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집중된 수도권만 봤을 때는 정도가 심했다. 2차 확산시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이 31% 떨어졌는데 이는 1차 확산때 -25.2%보다 6%p 가량 더 확대됐다. 김 국장은 "수도권에서 2.5단계가 실시된 이후 9월 들어 매출액이 크게 줄고 감소폭은 1차 때보다 더 커졌다. 그 이유는 자영업자가 수도권에 주로 집중되어 있었고 업종이 학원, 음식점, 체육시설 같은 영업제한이 집중됐던 업종이 다수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향후 회복 가능성에도 의문점이 크다. 대면서비스와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되고 재확산 우려 때문에 거리두기가 일상화될 수 있어서 회복이 상당히 더딜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고소득층이 저축을 늘리고 대체소비에 나서는 것은 상방 리스크로 제시됐다.
숙박·음식, 예술·스포츠·여가, 교육, 운수 등 대표적 4개의 대면서비스는 7월까지 연초대비 하락폭의 45% 정도를 회복하는 데 그쳤으며 2차 확산 이후 다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국장은 "대면서비스 소비는 재량적지출 성격이 강해 소비심리와 소득 불확실성 영향을 많이 받는다. 과거 경기 충격 때 충격의 강도가 크고 회복속도가 느린 특징을 감안하면 대면서비스 소비회복에는 상당히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전체 소비중 4%의 높은 비중(미국 1.5%, 일본 0.6% 수준)을 차지하는 거주자 국외소비도 해외 여행 제한으로 크게 위축됐다.
반면, 재화 소비의 둔화정도는 비교적 제한적이었다. 백화점 등 대형소매점 소비가 큰 폭 감소하였으나 온라인을 포함한 무점포 소비가 높은 증가세를 유지한 영향이다.
한은은 코로나19 장기화시 대면활동 기피현상이 지속될 경우 소비행태를 변화시키고 산업구조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김 국장은 "장기적으로 볼 때 비대면 산업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고 디지털 경제로의 트렌드 변화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현 시점에서 민간소비에 변화가 있느냐 없느냐 여부나 구조적 변화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구조적 변화는 시차를 두고 나타날난다"고 전했다.
한편, 한은은 아직까지 올해 경기성장률 전망치를 추가 하향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앞서 지난 8월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3%로 조정했다. 김 국장은 "(8월 전망 당시) 100명이상의 확산세가 지속돼 정부의 거리두기 조치가 40~50일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현재로서는 전망경로 상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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