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미스러운 일 말해 달라" 항의에 "그것까지 말해야 합니까" 반문
"대낮 술판 벌인 것 말하면서 사과해야" 진정성 논란
[고양=뉴스핌] 이경환 기자 = 인사에 불만을 품고 시장실 앞에서 화분을 던지고 대낮에 술판을 벌여 물의를 빚은 경기 고양시의회 이길용 의장이 취임 두달여 만에 두번째 공식 사과를 했다.
표면적으로는 이 의장이 사과했지만 인사에 대한 앙금을 드러내거나 절차를 무시한 의원 총회 소집 등 진정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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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낮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시는 고양시의장 등 관계자.[사진=중부일보 제공] 2020.09.04 lkh@newspim.com |
15일 시의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제247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전 '대낮 술판'을 벌인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이 의장은 "회의에 앞서 동료의원과 시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최근 언론에 보도된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시의회 명예를 실추시켜 죄송하다는 말씀을 동료의원과 시민 여러분께 드린다"고 밝혔다.
1분 가량 이 의장이 사과를 하자 국민의힘 김완규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불미스러운 일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얘기하고 사과를 해야지 그냥 단정 지어서 넘어가면 되겠느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항의에 이 의장은 "그것까지 말해야 하나"라고 다소 황당한 발언을 이어가자 김 의원은 "당연히 대낮에 술판을 벌인 것을 말하면서 시민에게 사과해야 하는 것"이라고 항의하는 등 소동을 빚기도 했다.
이날 이 의장이 사과를 위해 마련한 의원총회에는 이 의장이 속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8명과 이홍규 부의장을 비롯한 의원 2명만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완규 의원은 "실체도 모르는 불미스러운 일이라는 함축된 단어로 모든 것을 덮고 가려는 이 의장의 행태에 우리 의원들은 무엇을 잘못했고, 그래서 사과한다는 진정어린 사과가 있어야 한다"며 "이 의장과 이 부의장은 고양시민에게 사죄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장과 이 부의장은 지난 2일 고양시 산림조합 김보현 조합장 등 임직원과 일산동구 성사동의 한 식당 좁은 방 안에 모여 10여병의 막걸리를 시켜 대낮 술판을 벌였다.
이들은 밖에서 식사하는 손님들도 들릴 정도로 '백두산', '위하여' 등 건배사를 크게 외쳐 비판을 받았다.
앞서 이 의장은 지난달 22일 오전 11시께 전날 단행된 고양시 인사에 불만을 품고 이재준 고양시장실 앞에서 화분을 던지고 막말을 하는 등 소동을 벌여 물의를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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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하는 이길용 고양시의장.[사진=경인일보 제공] 2020.07.23 lkh@newspim.com |
이 의장은 다음날 제24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앞서 "의원 여러분과 이재준 시장님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공식사과했다.
그러나 사과 이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인사권의 고유권한은 시장에게 있지만 의회 직원은 협력을 하도록 돼 있다"며 "시청 고위 간부와 인사 담당자가 찾아와 의회 직원들을 집행부의 좋은 곳에 배치하겠다고 해서 동의했는데 구청과 주민센터로 발령을 낸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하는 등 앙금을 드러냈다.
l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