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컵 갑질' 기업 이미지 훼손…코로나 위기 극복 기여 의문"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한진의 임원으로 신규 임명된 것에 대해 "책임경영에 대한 기대를 정면으로 저버리고 한진그룹의 기업가치를 저해시키는 행동"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의 2대 주주인 KCGI는 3일 '조 전무의 한진그룹 4개사 임원직 겸직 인사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이번 인사는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진그룹 임직원과 주주들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조현민 한진칼 전무 [사진=한진그룹] |
KCGI는 "2018년 조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으로 한진그룹 전체의 기업가치가 크게 저해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룹의 이미지와 미래 가치 또한 크게 훼손됐다"며 "그러나 조 전무는 자신이 회사와 주주들에게 끼친 막대한 해악에 대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대한항공과 진에어로부터만 약 17억원의 보수와 퇴직금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전무는 고작 1년여 후인 작년 6월 한진그룹 경영 일선에 복귀했고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 내 4개 임원직을 겸직하게 돼 향후 그룹의 주요 계열사에서 상당한 보수를 지급받을 것을 보인다"며 "조 전무가 코로나19로 회사와 직원들이 생존 위협을 겪는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해왔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KCGI는 "위기 상황 속에서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고마진의 기내면세점 사업부는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도 대주주 일가의 사적 이익 보장에는 적극적인 경영진의 태도에 우려와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KCGI는 "이번 인사는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진그룹 임직원과 주주들의 책임경영에 대한 기대를 정면으로 저버리고 한진그룹의 기업가치를 저해시키는 행동"이라며 "정도경영, 준법경영의 원칙에 반하는 인사를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진그룹은 지난 2일 조 전무를 ㈜한진의 마케팅 총괄 신규 임원(전무)으로 선임했다. 이와 함께 항공·여행정보 제공업체인 토파스여행정보의 부사장도 함께 맡게 됐다. 조 전무는 현재 한진칼 전무직과 정석기업의 부사장직을 겸직하고 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