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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로 버티는 항공업계, 코로나 백신개발 수송 '기대감 ↑'

기사입력 : 2020년09월03일 06:31

최종수정 : 2020년09월03일 06:31

하반기 여객수요 침체, 항공화물 운임 강세 지속
백신 개발되면 1600편 추가 항공화물 수요 생겨
대한항공 여객기 좌석 떼어내며 수요 급증 대비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깜짝 흑자'를 이끌었던 항공화물 강세가 하반기 남은 기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국제선 여객수요 회복이 더뎌 높은 항공화물 운임이 하반기에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화물항공기 비중이 높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올 하반기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 항공화물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우리 정부는 여객기 좌석을 아예 떼어 내고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여객기를 수리 개조 하는 등 폭발적으로 늘어날 항공화물 운송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제선 여객수요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항공화물 운임은 하반기에도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글로벌 항공화물 공급의 약 절반을 차지하던 여객기 내 화물 적재 공간(Belly space) 공급이 더디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화물을 싣고 있는 대한항고 여객기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경쟁사 보다 화물 항공기 보유율이 높아 올 하반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23대, 12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보유 항공기 중 화물기 보유 비중은 각각 13.6%, 14.1%다. 카타르항공(12.2%), 에미레이트(4.4%), 루프트한자(2.5%) 등 경쟁 항공사에 비해 화물기 보유 비중이 높아 항공화물 운임 강세에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연내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된다면 항공화물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B777F 화물기로는 약 100만 도즈의 백신 수송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인구의 약 절반인 40억명이 코로나 백신을 2회 투여 받는다고 가정하면 80억 도즈의 백신을 수송해야 한다. 이 중 20%인 16억 도즈만 항공편으로 운반된다고 하더라도 1600편의 추가 항공화물 수요가 생기는 셈이다.

특히 의약품은 특정 온도나 압력을 유지한 상태에서 빠른 시간 내 운반해야 하는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의약품 수송을 할 수 있는 자격 인증인 'CEIV 파르마(Pharma)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사태 전 월 평균 약 900편의 항공화물기를 운항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백신 수송 수요가 글로벌 항공화물 수급에 주는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좌석을 떼어 낸 여객기 내부 모습 (제공=국토부) 2020.09.01 syu@newspim.com

대한항공은 유휴 여객기를 화물운송에 투입하며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 여객기 좌석에 짐을 실을 수 있게 특수 제작한 가방인 '카고 시트 백(cargo seat bag)'을 도입한 데 이어, 이달 중 여객기의 좌석을 아예 떼어내고 화물을 실은 항공기를 운항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대한항공이 여객기(B777-300ER) 1대를 화물수송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신청한 수리 개조를 최종 승인했다. 여객실 내 실을 수 있는 화물은 총 10.8톤으로, 기존 화물칸(22톤)을 더해 모두 32.8톤의 화물을 실을 수 있게 됐다.

정부는 대한항공 뿐만 아니라 저비용항공사(LCC) 여객기에도 짐을 실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화물 영업망을 갖추기 못한 LCC는 하반기 여객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면 판산 위기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부 저비용항공사(LCC)에서 여객기 객실 내 화물을 수송하는 계획도 안전운항기준 지침(가이드라인)에 근거해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객기를 화물기처럼 활용하는 발상 전환으로 하반기에도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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