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전문가 리병철 포함, 김재룡·김영철 등 총출동
김정은 '1호 지시' 관철·애민정신 부각 효과 노린 듯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태풍 피해 복구에 만전을 기하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호 지시'가 내려진 후 리병철·박봉주 등 측근들이 발 빠르게 경제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고존엄' 지시 관철과 '애민정신' 부각을 통해 내부결속 효과를 노린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신문 1면에 "리병철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부위원장이 황해남도 장연군을 돌며 태풍피해 복구사업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핵무기와 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을 총괄해온 리 부위원장이 경제 시찰을 나선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간 경제시찰은 김덕훈 내각총리와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실상 전담해 왔기 때문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 황해남도 여러 농장의 피해복구사업을 현지에서 지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재룡·리일환·최휘·박태덕·김영철·김형준 당 부위원장 등이 태풍피해 현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
신문에 따르면 리 부위원장은 농장원들의 생활 형편을 살피며 "우리 당이 있는 한 그 어떤 태풍이 몰아쳐도 두려울 것이 없다는 신심과 용기를 안고 올해 농사결속을 잘해나가자"고 말했다.
박 부위원장도 이틀 연속 태풍피해 현장을 방문했다. 그는 전날 황해남도 옹진군 읍협동농장, 냉정협동농장, 강령군 읍협동농장 등을 돌며 피해지역에 있는 농업과학자들을 만나 수확고를 최대로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박 부위원장은 이번에는 장연군의 여러 농장을 돌아보며 간부들과 농업근로자들을 만나 피해상황을 살펴봤다.
박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당만 굳게 믿고 따르는 길에 행복한 내일이 있다는 것을 명심할 것"이라며 과학적 농법을 적극 받아들이고 영농 작업의 기계화 비중을 높일 데 대해 강조했다.
아울러 김재룡·리일환·최휘·박태덕·김영철·김형준 당 부위원장 등도 태풍피해 현장에 총출동했다.
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 황해남도 여러 농장의 피해복구사업을 현지에서 지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부위원장들은 8월 30일과 31일 해당 농장들에 나가 피해복구정형을 구체적으로 료해(파악)했다"고 전했다.
최근 내각총리 자리에서 물러난 김재룡과 여전히 대남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등 경제행보와 거리가 있는 당 고위 간부들이 전부 피해 현장을 방문한 것이다.
담당 분야를 막론하고 당 간부들의 총출동 배경에는 김 위원장의 지시 사항을 이행하고 주민들의 식량 확보를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걸 부각하기 위한 목적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황해도는 북한의 대표적인 곡물 생산지인 만큼 식량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노림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