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조선후기 황실과 불교 관계를 보여주는 유일한 사찰인 '의성 고운사 연수전'이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경북 의성에 있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70호 '의성 고운사 연수전'을 보물 제207호로 지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의성 고운사 연수전 [사진=문화재청] 2020.08.31 89hklee@newspim.com |
고운사는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하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사찰 중심 공간에 인접해 자리한 연수전은 1902년 고종의 기로소 입소를 기념해 1904년 세운 기로소 원당으로 고운사 내에 있던 영조의 기로소 봉안각의 전례를 따라 세워진 대한제국기의 황실 기념 건축물이다.
기로소는 70세 이상의 정 2품 이상의 문관을 우대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다. 국왕의 경우 60세를 넘으면 기로소에 입소하는데 조선시대에 걸쳐 기로소에 입소한 왕은 태조, 숙종, 영조, 고종 등 4명이다.
연수전은 솟을삼문 형식의 정문인 만세문과 사방에 담장을 두어 사찰 내의 다른 구역과 구분되는 독립된 구획을 이루고 있다. 본전 건물은 3단의 다듬은돌 석축 위에 있으며 정면 3칸 옆면 3칸의 단층 팔작집으로 정사각형(정방형)에 가까운 평면이다.
한 가운데 자리한 중앙 칸을 어첩 봉안실로 삼았고 둘레에 퇴(툇간)를 뒀다. 이익공(초각한 장식부재를 두겹으로 둔 것)식의 공포를 사용했는데 각 중앙 칸에는 기둥사이에도 1구씩의 익공(기둥머리에서 상부하중을 받고 장식한 형태)을 두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연수전 현판(위)과 문 [사진=문화재청] 2020.08.31 89hklee@newspim.com |
전체적으로 화려한 금단청이고, 천장에는 다른 곳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용과 봉, 해와 달, 학과 일각수(一角獸, 유니콘과 비슷한 상상 속 동물), 소나무와 영지, 연과 구름 등 다양한주제의 채색 벽화가 가득하다.
전체적으로 보아, 규모가 작지만 황실 건축의 격에 어울리는 격식과 기법, 장식을 가지고 있는 수준 높은 건축물이며, 그 기능과 건축 형식의 면에서 다른 예를 찾아보기 힘든 귀중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의성 고운사 연수전'을 체계적으로 보존·활용하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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