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 내에서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반도체 공급망을 차단하면 중국은 의약품 원재료 공급을 차단하는 것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이력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 경제 브레인으로 통하는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 교수는 중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비타민과 항생제 원재료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된다"며 "미국은 단기 내 의약품 공급망을 수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먼저 이러한 공격을 하지는 않겠지만, 미국이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나온다면 이러한 대응 방법을 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산 의약품에 대한 미국 의존도는 상당히 높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이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모두 의약품 공급망 현지화를 약속했다.
최근 수 개월 간 팬데믹 발원, 외교, 홍콩과 대만 등을 둘러싸고 미중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주 미국 상무부는 중국 화웨이의 38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리스트에 추가해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를 가했다.
리 교수는 이 뿐만 아니라 미국이 중국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인 스위프트(SWIFT)에서 배제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으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은행들을 스위프트에서 축출하는 것은 '경제 테러'"라며 "양측은 대화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얼마든지 협상에 응하겠지만, 미국이 불합리하게 나온다면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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