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방송가, 공연계가 초토화됐다. KBS와 일부 제작사들이 드라마 제작 중단을 결정했고, 지난 주말 공연의 절반 이상이 취소·조기 종연 사태를 맞았다.
◆ KBS·스튜디오 드래곤 드라마 제작 중단…코로나 확산 저지할까
지난주 KBS 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에 출연 중인 배우 서성종과 '도도솔솔라라솔'의 허동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방송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해당 드라마는 물론, 다른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 중이던 김원해, 서이숙, 오만석 등의 배우들이 줄줄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몇몇은 2차 감염을 피해가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에이스팩토리, 뉴스핌DB] 2020.08.24 jyyang@newspim.com |
이에 따라 KBS는 22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주요 드라마 제작을 24일부터 일주일 동안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니리시즈 '도도솔솔라라솔' '바람피면 죽는다' '암행어사'와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 일일드라마 '비밀의 남자' 등 5편의 제작이 멈췄다. '도도솔솔라라솔'은 26일 예정됐던 첫방송 일정이 조정되고, '비밀의 남자'는 일주일간 결방이 확정됐다.
tvN 드라마의 제작을 다수 맡고 있는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도 출연진과 제작진의 안전을 위해 24일부터 31일까지 예정된 모든 촬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일부 드라마는 편성 일정 조정이 필요하겠으나 해당 내용은 방송사와 정리되는 대로 별도 안내 드리겠다"고 알렸다. tvN, OCN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들도 코로나19의 피해를 고스란히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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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KBS, tvN 드라마에 이어,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도 잠시 멈춰간다. 방송가에 따르면 24일 예정됐던 SBS '런닝맨' 녹화가 취소됐다. 예능 '집사부일체'도 이번주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당분간은 기존에 촬영된 분량으로 방송을 이어갈 예정이다. 코로나19 지속 추이에 따라 주말 예능도 편성 조정 및 결방 사태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 하루 앞두고 종연 속출…다시 위기에 봉착한 공연계
공연계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배우 서성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그가 출연 중인 연극 '짬뽕&소'를 고리로 줄줄이 감염자가 속출했다. 제작사 산은 22일 관계자 41명의 코로나19 진단 검사 사실을 알렸고, 이 가운데 최종 16명이 확진, 25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배우 허동원, 김원해 역시 이 연극을 함께 준비하던 중 확진됐다.
이밖에도 지난 주말 공연계는 코로나19 확산 후 최대 고비를 맞았다. 22일부터 23일 업계 관계자 확진이 다수 나오면서 현재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이 다수 2차 접촉자로 판명됐기 때문. 이 때문에 해당기간 다수의 뮤지컬, 연극이 22일, 23일 회차를 취소했다. 취소된 공연들은 '킹키부츠'부터 '브로드웨이 42번가' '렌트'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전설의 리틀 농구단' '블러디 사일런스 : 류진더 뱀파이어' '난설' 등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CJ뮤지컬 공식 SNS] 2020.08.24 jyyang@newspim.com |
특히 지난 23일은 '브로드웨이 42번가'와 '렌트' 등 다수의 공연이 마지막 공연을 예정했던 날이라 더욱 충격이 컸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당초 예정했던 공연 중 2회차를 취소하고 하루 일찍 종연을 결정했다. '렌트' 역시 23일 공연을 취소하기로 결정, 22일 막을 내렸다. 확진자와 2차 접촉으로 캐스팅을 변경했던 황만익, 백주희 출연작 '베어더뮤지컬'도 종연을 하루 앞두고 22일을 마지막 인사를 했다.
다행히 23일 대부분의 접촉자들이 음판정을 받으면서, 조심스레 정상공연 가닥을 잡은 곳도 있다. 21일 개막한 '킹키부츠'는 주말 내내 마음을 졸였지만, 25일부터는 공연을 재개한다. 다만 오는 30일까지 회차는 판매 마감 처리됐으며, 현장판매도 진행하지 않는다. CJ 뮤지컬 측은 "예매하고 기다려주신 관객 여러분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의 방역 조치를 시행하며 공연을 진행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큰 고비는 넘겼다지만,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 현재 서울,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조치가 시행될시 공연계는 전체 '셧다운'을 면치 못하게 된다. 방송 촬영 역시 마찬가지다. 한 공연 관계자는 "상황이 이쯤 되니 별 수 없다는 생각"이라며 "당장 공연을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중단된 후 종사자들의 생계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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