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의료계가 당초 예정대로 오늘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인턴과 4년차 레지던트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집단 휴진에 들어갔으며, 응급의학과는 연차와 관계없이 모든 업무를 중단했다. 22일에는 레지던트 3년 차, 23일은 1·2년 차가 순차적으로 동참할 예정이다. 대학병원 임상 강사인 전임의들은 24일부터 단체행동을 시작하고 26일은 대한의사협회 주도의 2차 총파업이 시작된다. 전임의들 역시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파업 기간을 늘릴 계획이다. 전공의들의 단체행동은 지난 7일 집단휴진, 14일 대한의사협회의 1차 전국의사총파업 참여에 이어 세 번째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의료인들의 집단행동이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코로나19 방역에 구멍이 뚫리지 않을까 국민들의 걱정이 크다.
이번 파업은 보건복지부가 향후 10년간 의대 정원 4000명 확대 등 의료계가 반대하는 정책들을 강행하겠다는 시도에 대한 반발 때문이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번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지난 19일 긴급 간담회를 가졌지만, 각자 자기 목소리만 내면서 결렬됐다. 정부는 지역의사 육성 등 정원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반면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확대 등 4대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협의를 시작할 수 없다고 맞섰다. 특히 의료계는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한방 첩약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시범사업 도입 등을 잇따라 내놓은 것은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고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재확산이 뚜렷해진 상황에서 정부와 의료계는 물론 온 국민들이 방역주체가 돼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방역현장에 투입된 의료진들의 피로도도 심각한 실정이라고 한다. 의료계는 의료공백을 불러올 수 있는 이번 파업을 조속히 중단하는 게 옳다. 코로나 2차 대유행 시기에 국민을 볼모로 파업하는 것은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국민적 비판을 면키 어렵다. '꼭 지금이라야 하느냐'는 정부의 시기 선택에 대한 비판의 시각도 적지 않다. 정부는 의료계가 반발하는 민감한 정책들에 대한 추진계획을 일단 보류해야 한다. 방역당국이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우려할 정도로 상황은 위중하다. 코로나19 사태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게 방역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잠시도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들의 생명을 방패로 내세워 의료계를 겁박하는 것은 아닌 지 곱씹어봐야 한다. 파업에 돌입한 의료계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 여론이 거세다는 점을 이용해 정부가 정책을 밀어붙여서는 안된다. 국민들의 생명 보호는 정부의 제 1차 적인 책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