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추행 후 인사 불이익…대법 무죄 취지 파기·환송
안태근 "통념 깨고 진실 말해야…용기있는 판단 부탁"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후배 검사를 강제추행하고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태근(54·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파기환송심 재판이 종결됐다. 검찰은 안 전 국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2부(반정모 차은경 김양섭 부장판사)는 13일 오후 4시 20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국장의 파기환송심 1차 공판기일을 열고 곧바로 심리를 종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서지현 검사가 지난해 1월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법정 구속된 안태근 전 검사장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1.24 pangbin@newspim.com |
검찰은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한다"며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다면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고려해 선고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안 전 국장 측 변호인은 "검사는 1심, 2심 공판 절차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핵심 인물인 신모 검사로 하여금 (서지현 검사에 대한) 전보 인사를 작성하도록 했다는 부분을 증명할 직접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최종 변론했다.
이어 "증인으로 나선 서 검사의 예전 상사들이 불명예로 (검찰을) 떠난 마당에 위증죄의 위험을 감수하며 허위로 증언한다는 것은 비상식적인 얘기"라며 "법리 외에도 사실관계 등 모든 쟁점에 대해 오직 증거와 법 원칙에 충실한 심리로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안 전 국장은 최후진술에서 "1·2심 재판부가 귀를 닫은 채 (제가) 지시를 내렸다고 판단한 데 대해 법률가로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며 "대법원이 이를 바로잡지 않았다면 고장난 사법 시스템의 불신은 더 깊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때론 듣기 불편한 것이 진실인 경우도 많고, 두렵지만 통념을 깨고 진실을 말해야 할 순간도 있다"며 "설사 비난이 예상돼도 진실을 말하는 것은 숭고한 일이며, 바로 그 이유로 사법부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감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선언해 주는 일은 파기환송심 재판에 달려있다"며 "바라건대 현명하고 용기 있는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편 검찰은 안 전 국장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대상을 당시 인사 담당 검사에서 서 검사로 변경하는 내용으로 예비적 공소사실을 구성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안 전 국장 측은 "공소장 변경에 별다른 이의는 없지만 (범죄) 구성 자체가 안 되는 내용"이라며 "검사는 인사 발령이 나면 해당 지역에 가서 근무를 하는 것이 당연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것 자체가 직권남용죄로 성립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법원은 검찰의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을 받아들였다.
검찰에 따르면 안 전 국장은 지난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옆자리에 앉은 후배 서지현(47·33기) 검사를 성추행한 후 2015년 8월 서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서 검사는 부치지청(차장검사가 없고 부장검사가 있는 소규모 지청)인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근무하다 2015년 하반기 검사 인사에서 다시 부치지청인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받았다.
1심은 안 전 국장이 검찰국장의 지위를 남용해 경력 검사인 서 검사에게 부당한 인사 발령을 지시했다고 보고 그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2심 또한 1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안 전 국장의 항소를 기각했다.
다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뒤집고 안 전 국장의 상고를 받아들여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은 안 전 국장이 검사 인사 담당 검사로 하여금 인사안을 작성하게 한 것을 두고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안 전 국장의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은 9월 2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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